
조건전환 검토중 구조조정 불가피
2년 4개월에 걸친 법정관리를 끝내고 지난 11일 취임한 <영남일보> 배성로(50·사진)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사회에서는 배 사장이 어떤 인물인지 또는 신문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어떤 방법으로 적자경영에서 벗어날 지 궁금해한다. 그는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포항제철에서 13년 동안 근무했고, 퇴사한 뒤 곧바로 기업을 운영하며 포항에서 잔뼈가 굵었다. 25일, 그는 인터뷰 내내 <영남일보>의 흑자 경영을 지나치게 강조해 자칫 언론의 보도기능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취임사에서 1등 신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어떤 신문을 만들 생각인가?
=‘작지만 강한 신문’을 만들겠다. 중앙지와 경쟁하기 보다는 지방화 시대에 발맞춰 독자들한테 어필하는 신문을 만들겠다. 경제 쪽에 지면을 많이 할해하겠다.
“작지만 흑자내는 신문사 만들겠다”
-석간 신문인 <영남일보>를 조간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들었다.
=회사의 제1 명제다. 가능한 빨리 판단해 올해중으로 결론을 내리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조간을 선호한다. 그러나 경영의 문제, 직원들의 마인드 등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이 적지 않다.
-<영남일보>가 내년에 흑자, 2008년에는 무차입 경영을 하겠다고 자신했는데.. 흑자경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달라.
=언론은 공익성과 상업성 양날개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공익성보다는 상업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 매출을 늘리고 경비를 줄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독자를 끌어들이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방법도 강구중이다.
-<영남일보>외에 기업체 3∼4곳을 운영한다고 들었다. 혹시 언론을 기업의 방패막이로 악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세상이 얼마나 맑아졌는데 그런 일이 가능하겠나. 그런 일은 없다고 본다.
-어렵게 <영남일보>를 인수했다. 그러나 지금부터 투자를 해야 할텐데....
=재투자는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렇다고 1원이라도 흑자가 나면 가져가지는 않겠다. 흑자가 나면 직원들의 의견을 물어 복지 또는 시설 등에 투자하겠다.
-<영남일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구조조정의 시기와 폭을 말해달라.
=시기는 이달 말쯤이다. 그러나 폭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다 끌고 가려다 다 죽는 수도 있다. 젊은 층을 전진 배치하고 나이 많은 층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 현재 역삼각형인 인적 구조를 점차적으로 삼각형으로 만들어나가겠다. 이르면 5월중으로 수습기자도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