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말 고구려의 한강 유역 진출 경로와 성격을 알려주는 ‘아차산 일대 보루군’(사적 제455호)에 대해 추가 발굴 조사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27일부터 8월 초까지 고려대 매장문화연구소 주관으로 아차산 홍련봉 제2보루 발굴 조사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홍련봉 제2보루는 광진구 구의동의 홍련봉 북쪽 정상에 세워진 둘레 179m, 넓이 458평의 소규모 석성으로서 남쪽의 홍련봉 1보루에서 150m 가량 떨어져있다. 이 곳에 서면 한강 건너편에 자리잡은 백제 유적 풍납토성(사적 제11호)과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을 한눈에 살필 수 있어 전략상 중요 거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보루 안쪽은 아카시아 나무가 뒤덮여 있으나 외곽엔 보루에 사용된 돌 일부가 노출돼 있어 경계를 확인할 수 있다.
고려대 매장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5월~올해 1월 홍련봉 제1보루 발굴 작업을 통해 고구려 군사주둔과 관련한 건물터와 저수·온돌시설 같은 유구를 찾아냈고 고구려계 연화문와당을 남한 최초로 발굴해 아차산 보루가 군인들의 임시 주둔지가 아니라 위계가 높은 군사시설이었음을 확인했다. 아차산 일대에 있는 17곳의 보루는 지난해 사적으로 지정됐으며, 지금까지 아차산 4보루, 시루봉 보루, 홍련봉 1보루 등 3곳의 발굴이 완료됐다.
서울시는 5월21일~7월16일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홍련봉 제2보루 발굴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발굴 성과와 아차산 고구려 유적의 성격을 설명하는 ‘토요 현장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유주현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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