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의 우리말 말살정책에 항거해 옥고를 치른 한글학자 고 건제 정인승(1897~1986) 박사를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한글날(10월9일) 전북 장수에서 문을 연다.
장수군은 계북면 양악리 정 박사 생가 일대 터 1170여평에 조성 중인 기념관 건립공사를 6월 말까지 끝내고 내부정비를 거쳐 10월에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두 14억원(국비 2억5천만원, 도비 1억원)을 들여 연면적 130평 규모로 건립되는 이 기념관은 고인이 생전에 사용한 책과 옷을 비롯한 유품 등을 전시한다.
1995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그동안 사업비 확보가 어려워 지지부진하다가 10여 년만인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갔다.
정 박사는 장수에서 태어나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35년부터 조선어학회 큰사전 편찬을 주재하다 최현배 선생 등과 함께 투옥됐으며, 86년 타계할 때까지 50년 이상 한글학회 이사를 지냈다.
한편, 기념관 개관식에는 최근 미국 링컨박물관 개관행사에서 외증조부인 정 박사와 자유를 연관시킨 에세이를 낭송해 갈채를 받은 이미한(17)양이 초청된다. 이양은 정 박사의 둘째딸인 정덕모씨의 아들 이종훈(미국 식품의약국 병리학자)씨의 딸이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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