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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 풍경] ‘너희들의 거짓말, 음악으로 응징하리’

등록 2008-07-24 23:08

초콜릿 팩토리가 클럽 헤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초콜릿 팩토리가 클럽 헤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 인디록밴드 ‘초콜릿팩토리’
촛불문화재 인기몰이 5인조 펑크밴드
“돈받는 축제보다 할말 하는 공연 중요”

촛불문화제가 한창 열기를 더해 가던 지난달 문화제 장소인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인디록밴드 ‘초콜릿 팩토리’가 나타나면 언제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난 이제 네 말은 절대 믿지 않아요. 불연지 돌연불생(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 새빨간 엘·아이·에이·알(라이어)”

초콜릿팩토리가 ‘라이어’를 외치면, 환호하는 청중들의 입에선 화답하듯 특정언론·정당·정치인 등 ‘거짓말쟁이’들의 이름이 잇따라 튀어나온다. 사회를 향해 음악으로 일침을 놓는 초콜릿팩토리는 대구의 20~30여 개 인디밴드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5인조 펑크밴드다. 리더 격인 보컬 정직한(예명 정백락·27)씨는 “비싼 돈 받고 정부나 지자체의 축제에 가는 것보다 돈 안 받아도 말해야만 하는 걸 음악으로 소통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촛불문화제 참가 이유를 밝혔다.

정씨와 기타 최수열(27), 드럼 김원규(27)씨는 1999년부터 6년 동안 ‘십이지’라는 이름의 밴드로 활동해왔다. 초콜릿처럼 달콤쌉쌀한 맛을 내는 팝펑크로 음악 장르를 전환하던 2006년 초콜릿팩토리로 이름을 바꾸고 기타 조현우(24), 베이스 최병욱(26)씨를 영입해 지금에 이르렀다. 올 3월에는 대구경북독립문화협회의 도움을 받아 첫 싱글앨범을 냈다.

이들에게 음악은 삶이자 그 속에서 뛰어 노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 인디밴드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멤버들 모두 음악활동과 함께 해외구매대행사이트 아르바이트, 기타 레슨, 자영업 등의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한 달에 공연은 3∼4번 정도 한다. 현재 대구의 인디밴드 전문 공연장은 계명대 대명동캠퍼스 부근의 ‘헤비’와 동성로 인근의 ‘라이브 인디’ 뿐이다. 인디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나 수요가 너무 적다.

유일한 수입원은 각종 행사이나 주최 쪽이 원하는 인기가요를 불러야 한다. 한 번 가면 40만∼50만 원 정도를 받지만, 다섯 명이 나누면 푼돈이다. 낡은 차에 장비를 가득 싣고 공연이 끝난 밤 12시가 넘어 전국을 돌며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순간도 한 두번이 아니다.

10년 가까이 대구에서 인디밴드를 하다 보니 “이제 큰물에서 한번 놀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지역의 밴드들도 점차 팬이 많고 다양한 밴드가 있는 서울 홍대 입구 등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추세다. 하지만 보컬 정씨는 “지역의 환경이 열악하다고 한탄만 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좋은 음악을 만든다면 다른 어려운 점들은 이겨낼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박현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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