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도로 700억대 땅찾아 소유권 이전 추진
1971년 개통된 대구 수성구 성동 안심교∼경산시 경계의 왕복 6차선 도로 가운데 38필지 1만455㎡는 아직도 사유지다. 당시 공무원들이 사유지를 3.3㎡에 800원(현시세 90만원)씩 사들인 뒤 길을 내놓고 37년이 넘도록 대구시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기 이전이 안된 터의 땅값은 시세로 30억원을 웃돈다.
대구시는 다음달부터 공무원 4명으로 전담부서를 꾸려 아직도 사유지로 소유권이 돼 있는 시유지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현재 지하철 1호선 월배역 주변인 달서구 진천동 도로도 131필지 1만6061㎡ 가운데 51필지 5689㎡가 아직도 사유지로 등기가 돼 있다. 이 도로는 1977년 개통됐으며, 현 시세로 30억원대에 이른다. 또 남문시장 부근 도로, 팔공로, 가창 부근 도로, 담티고개 부근 도로 등 전체 120억원대의 땅이 길이 난 지 30년이 넘도록 사유지로 남아 있다.
대구시는 “부동산 등기 이전 절차가 복잡한데다 당시 담당 공무원들의 부주의로 인해 도로용지에 토지 보상금을 지급한 뒤에도 등기 이전을 하지 않은 채 30∼4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 업무를 총괄하는 건설행정과 김내현씨는 “당시 땅주인이 서명한 토지편입 동의서와 보상금 지급 서류 등이 아직 보관돼 있어 시유지로 등기를 이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전담부서가 꾸려지면 대구시내 도로 6371곳 가운데 너비가 20m를 넘는 4차로 도로 766㎞를 대상으로 소유자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전체 도로를 조사하면 등기 이전이 안된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는 앞으로 2년 동안 700억원대의 땅을 찾아낸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한편,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시가 도로에 편입돼 있는 500억원대의 시유지를 찾아낸 데 이어 올해도 부산시가 100억원, 전남 신안군이 50억원대의 시유지를 각각 찾아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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