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풍력발전단지
연 전력생산량 9만6680MWh, 2만가구 전기공급
연매출 최대 100억원…도 “에너지산업 메카로”
연매출 최대 100억원…도 “에너지산업 메카로”
“가동하자마자 대규모 고장사태가 난 지난 2005년에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별 고장 없이 영덕군 전체의 전력을 담당하고도 남습니다.” 경북 영덕군 창포읍 창포리 영덕풍력발전㈜ 이진철 운영팀장은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하며 고개를 저었다.
한때 잦은 고장으로 ‘미운 오리새끼’대접을 받았던 영덕풍력발전단지가 고유가시대를 맞아 백조가 돼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영덕에서 강구항으로 내려가는 해안도로의 중간쯤에 위치한 해맞이 공원 맞은 편 언덕에 아파트 25층과 맞먹는 80m 높이에 42m 길이의 날개(무개 2.5t)를 가진 거대한 24기의 ‘신들의 풍차’들이 있다. 지난 1997년 산불로 폐허가 됐던 능선에 2005년 3월 내외자를 합쳐 675억원(대당 25억원)을 들여 건설됐다.
발전기 사이의 거리가 날개 지름의 3배가 넘어야 해 동서로 2.5㎞, 남북으로 3㎞에 걸쳐 조성됐다. 건설 당시 부품은 덴마크에서 모두 수입했고, 몸체는 포스코가 제작했다. 풍속이 1초에 3m이하이거나 시설이 견딜 수 있는 최대 풍속인 20m이하이면 돌아가지 않도록 설계됐다. 최대 발전용량은 39.6㎿, 연간 전력생산량이 9만6680㎿h로 2만여 가구분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곳은 2005년 9월부터 2006년 5월까지 24기 가운데 9기가 잇따라 멈춰서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덴마크 회사 쪽에서 제공한 정속장치 부품 결함이 원인이었고, 수리비와 생산 차질비도 덴마크 쪽이 부담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여론의 매서운 질타가 이어졌다. 근본적으로 풍력발전의 경제성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2006년 국정감사에서도 잦은 고장이 지적됐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다.
이 회사가 한국전력에 전기를 팔아 얻는 연매출액은 90억∼1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인건비와 기본 운영비를 빼고 매출액의 70%가량을 대출금 상환에 쓰고 있어 회사 쪽은 별다른 고장이 없으면 2015년께는 건설비를 뽑고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와 유연탄비 상승으로 전력 생산비가 오르면서 설치비를 제외하면 발전단가가 거의 들지않는 풍력발전의 경제성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경북도 장상길 에너지 산업팀장은 “영덕풍력발전단지는 우리나라 대체에너지 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해 동해안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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