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직원 20% 감원 충격” 거센 반발
최근 법정관리를 끝낸 〈영남일보〉가 직원 50여명에게 사실상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노조는 28일 “회사 쪽에서 지난 27일 개별적으로 해임을 통보받은 직원이 5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부서별로는 편집국 12명, 논설위원실 3명, 제작국 22명, 판매국 5명, 광고국 5명, 총무국 3명, 문화사업국 1명 등이다.
회사 쪽은 지난 27일 직원들에게 일일이 전자우편을 보내 “회사 사정으로 지난번에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해임을 통보했다. 영남일보 전체 직원들은 인수합병이 진행되던 지난해 연말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해임을 통보받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나 동료들한테 작별인사를 한 뒤 모습을 감췄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 쪽은 해임 통보한 편집국 기자들에게는 석달치 임금을 한꺼번에 받든지, 3개월짜리 계약직으로 경북지역 주재기자를 맡든지 선택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일부는 계약직 근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상당수 기자들은 회사 쪽의 조건을 거절한 뒤 아예 신문사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일보 노조는 “전체 직원 254명 가운데 20%가 넘는 51명을 회사 쪽이 감원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법정관리 중인 회사를 인수한 뒤 어느 정도 선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이해하지만,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줄은 미처 몰랐다”며 “29일 중으로 노조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감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촉구했다.
대구지역 언론계에서도 “감원조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규모로 이뤄졌다”고 한목소리를 내며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영남일보는 2년4개월 동안 법정관리를 끝내고 지난 11일 배성로(50) 사장이 취임했다. 배 사장은 최근 〈한겨레〉와 인터뷰 때 “직원들을 다 끌고 가려다, 다 죽는 수도 있다”며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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