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반·0교시 수업도… “학력 향상 도움안돼”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 자율화 조처에 대해 다수의 교사와 학생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경북지부가 최근 포항지역 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교사의 76%, 학생의 64%가 교과부의 학교 자율화 조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로는 성적 우수자를 위한 학교 운영(39.8%)과 입시 경쟁에서 최소한의 규제가 사라짐(28.7%), 사교육비가 늘어남(21%) 등이 많았다. 또 우열반과 0교시 수업 등 지역 교육청 차원의 학교 자율화 세부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세부 추진계획 가운데 가장 반대가 많았던 사업은 0교시 수업(84.6%)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야간 보충수업(82.4%), 우열반 확대(65%), 사설 모의고사(63.9%) 순서였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이런 학교 자율화 조처가 학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등학생들은 자는 시간도 부족해 하루에 6시간 미만으로 잔다는 학생이 81.3%였으며, 5시간 미만으로 자는 학생도 46.4%에 이르렀다. 교사들은 중등교육이 단편적 지식 위주의 파행으로 운영되는 가장 큰 이유로 대학 서열화(71.8%)를 들었다. 고등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학교 자치기구의 법제화(39.1%)와 교장의 민주적인 학교 운영(29.4%), 교사·학생들의 주체적 참여(24.2%)를 꼽았다.
이번 조사는 4월15일 교과부에서 발표한 학교 자율화 조처와 4월30일 경북교육청의 세부추진 계획에 대해 포항시의 10개 중·고 교사 238명과 학생 39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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