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시·군 47곳 발견
인공구조물 설치 탓
인공구조물 설치 탓
경북 동해안 일대의 연안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가 한국해양연구원에 맡긴 ‘연안 침식 실태 조사 및 대응 전략 연구용역’ 중간 조사 결과를 보면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동해안 5개 시·군에 연안 침식이 발생한 지역이 모두 4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백사장 침식이 38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파도가 넘어오거나 침수 등에 따른 재해 위험지역 6곳, 해일로 인한 호안(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구조물) 붕괴 2곳, 해일에 따른 유실 1곳 등이다. 21개 지역 33.7㎞ 가운데 19.6㎞는 10여년 만에 해안의 너비가 16∼22m나 침식됐다.
이러한 침식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바닷모래 채취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항만과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 설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인공구조물은 직립호안 건설이 22곳, 어항 건설이 19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원전 구조물과 민가 등 연안구조물이 뒤를 이었다.
해양연구원 쪽은 보고서에서 “경북 동해안은 급경사지역이 많아 지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는 곳은 축대 등을 쌓아 시급히 보강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백사장이 유실돼 해변 구조가 바뀐 곳은 또 다른 유실을 낳을 수 있는 인공구조물을 만드는 것보다는 해마다 모래를 보충하는 연성공법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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