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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국경 넘었지만 여전히 힘들다’

등록 2008-11-11 22:41

울산 새터민, 생활고에 교육 버겁고 병원도 못가
#1. 2003년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을 거쳐 지능이 초등학교 1년 수준인 딸(현재 19살)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ㄱ(55·여)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 때문에 고민이다. ㄱ씨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딸을 대신 보살펴 줄 이가 없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다달이 받고 있는 국민기초생활수급비 35만원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 빨리 취업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2.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 목재소에서 일하다 척추를 다친 뒤 2004년 한국으로 입국한 ㄴ(37)씨는 초기 치료에 실패해 척추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 의사가 엠알아이(자기공명영상법) 촬영을 거듭 권유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일감이 있을 때마다 막노동을 하는 그는 “1종 건강보험 자격이 있지만 엠알아이는 자기 부담이어서 그림의 떡”이라며 “제발 편하게 누워서 잠을 자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어렵게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둥지를 옮긴 새터민들이 취업과 생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청이 최근 지역에 살고 있는 새터민 42가구 57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조사했더니 27명(48.2%)이 30만~100만원 가량의 국민기초생활수급비를 받고 있으며, 취업자는 미성년자를 뺀 52명 가운데 9명(17.3%)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 6~24일 14가구 22명을 대상으로 벌인 방문조사에선 안정된 직장을 가진 집은 2가구뿐이었으며, 나머지는 식당 등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이 대부분이고 급여도 월 평균 60만원이었다.

동구청 자치행정과 새터민 담당 김현철씨는 “새터민의 48.2%가 국민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이 낮아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근로 능력과 관계없이 적어도 5년 동안 국민기초생활수급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개선과 함께 지역사회가 함께 새터민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구에 살고 있는 전체 42가구 가운데 28가구(66.7%)가 단독가구였으며, 가구주가 여성인 집이 28가구(66.7%)로 남성인 14가구(33.3%)보다 갑절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30대(38%)와 40대(30.9%), 20대(21.7%) 등의 순이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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