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희생자 확인 10%…발굴 계속해야”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7∼9월 사이에 대구형무소 재소자들과 경산 인근 보도 연맹원 등 수천명이 군경에 의해 집단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경산시 평산동 폐 코발트광산 지하갱도에서 유해 150여 구가 추가로 발굴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올해 코발트광산 발굴에서 한국전쟁 직후에 수직갱도 내부에서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150여 구와 이와 연관된 유품 50여 점이 발굴됐다고 26일 밝혔다. 유해발굴단은 또 수직갱도 내부에서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76㎜ 고성능 폭탄 불발탄을 발견했다. 이는 당시 가해자들이 광산 내부의 처형 흔적을 없애기 위해 수직갱도 내부에서 폭파시키려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물이라고 진실화해위는 추정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희생자 유해는 추정되는 전체 희생자 3000여 명의 10% 정도”라며 “발굴사업을 계속해 민간인 희생의 아픈 역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산 코발트광산사건 관련 유족들은 2001년 3월 코발트광산 수평갱도 자체 발굴작업에 이어 주변 골프장 조성공사를 앞두고 2005년 8월 2차 발굴작업을 통해 유해 80여 구와 소총 탄두, 탄피 등을 수습했다. 2006년 4월에는 진실화해위가 사건 조사 개시를 결정한 뒤 벌인 지난해 7~9월 유해 발굴작업에서 107구와 100여 점의 유품을 찾아냈다.
진실화해위는 경산 코발트광산 수직갱도 최하층에서 계속 많은 유해들이 발견됨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내년도 유해 발굴 계획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27일 오전 10시30분 발굴 현장에서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