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우씨 1억 공모 당선
숨진 남편을 그리는 편지가 400년만에 발견돼 후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원이 엄마’를 기리는 조형물이 오는 3월말께 안동에 세워진다.
안동 아가페상건립 추진위원회는 1억원 현상공모에 응모한 작품 중 서울지역 조각가인 이현우씨의 작품(사진)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랑 이야기는 1998년 4월, 안동시 정하동 택지개발 공사 때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450년 된 미라와 함께 그 부인(원이엄마)의 숨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글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두고 31살에 세상을 뜬 남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담긴 이 편지는 당시 언론에 보도돼 세인들의 가슴을 적셨다.
추진위는 원이 엄마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인 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안동 아가페상 건립 현상공모를 실시해 전국에서 출품된 21편 중 이씨의 출품작을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당선자 이씨는 홍익대 대학원을 나와 미술세계 대상전 최우수상, 중앙미술대전 우수상을 받은 조각가다.
추진위 관계자는 “출토된 자리에 2003년 안동시가 비를 세웠지만 부족한 감이 있어 그 옆에 여인상을 세우게 됐다”며 “순수한 정이 메말라가는 시대에 가족사랑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오는 3월 30일까지 이 동상을 내년에 완공될 영가대교와 연결되는 대구지검 안동지청 앞에 설치할 예정이다.안동/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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