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신 날 하느님 축복이”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천주교 대구 대교구장을 맡고 있는 이문희 대주교가 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다. 대구지역에서는 3년전부터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 부활절 직전에 성당과 사찰에서 서로 오가며 축하를 해주고 있다. 이 대주교는 지난해 이어 두번째로 동화사를 방문했고 동화사 지성 스님도 지난해 부활절때 교구청을 방문했다. 이 대주교와 대구 대교구 사무처장 여창환 신부, 비서실장 박영일 신부 등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쯤 팔공산에 도착해 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과 20여분 동안 덕담을 나눴다.(사진) 이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공기 좋은곳에 사시니까 오래 살겠다”고 덕담을 건넸고, 지성스님은 “동화사는 성철 스님을 비롯해 유명한 고승들이 머문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주교는 “초파일날에는 행사가 많아 오늘 방문하게 됐다”며 미리 준비해온 교황청에서 발표한 ‘석탄일 축하 메시지’와 새로 펴낸 교구청 연감, 성당 주소록 등을 선물로 건네줬다. 지성 스님은 “초파일은 국민적인 축제로 자리잡았고, 국민들의 정서에도 그런 느낌이 깔려있다”며 “천주교에서도 부활절 행사 등을 승화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주교는 지성 스님의 안내를 받아 동화사 안 통일기원대전에 전시해놓은 부처님 진신사리와 복장물을 둘러보고 등사기로 경전을 직접 찍어 보기도 했다. 동화사 총무 선광 스님은 “이 대주교와 지성 스님의 만남은 종교간 화합 차원을 뛰어넘어 국민화합의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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