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범위 내 배출…재오염
대구시 “자율규제로 안돼”
대구시 “자율규제로 안돼”
대구시민의 상수원인 낙동강에서 유해물질인 1,4-다이옥산 오염도가 높게 나타나 다이옥산 배출을 규제하는 법규의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는 2004년 낙동강 본류 취수원 10㎞ 상류의 왜관철교 지점 농도가 갈수기 원수 기준으로 국제보건기구 권고치인 50㎍/ℓ를 넘지 않도록 구미와 김천의 화학섬유 제조업체들과 다이옥산 배출량을 하루 203㎏ 이하로 정한 수질관리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과 15일 측정한 다이옥산 배출량이 각각 64㎏과 52㎏으로 협약에서 정한 양보다 훨씬 적지만 기준치를 넘어서는 농도가 측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강수량이 적었고 현재도 겨울가뭄이 특히 심하지만 애초의 배출량 한도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본부 신상희 연구사는 “올해 한 고비를 넘긴다 해도 언제든 재발할 우려가 있어 강제성이 없는 자율 규제 대신 용역 결과에 따라 다이옥산 배출량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미하수종말처리장에 다이옥산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편, 오염된 물이 계속 남하하면서 대구 매곡정수장에 유입되는 원수의 다이옥산 농도가 19일 한때 올들어 가장 높은 67.6 ㎍/ℓ까지 치솟았으며, 가정으로 공급되는 정수의 농도도 이날 50㎍/ℓ에 육박하는 48.5㎍/ℓ까지 올라갔다. 화섬업계가 다이옥산 배출량을 줄이면서 15일 87.9 ㎍/ℓ까지 올라갔던 취수장 상류 왜관철교 지점 다이옥산 농도는 17일 68.32㎍/ℓ, 18일 56.63㎍/ℓ로 일단 떨어졌다. 하지만 업계가 배출량을 늘리거나 겨울가뭄이 계속되면 다시 농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 관계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대구시 상수도본부는 낙동강 왜관철교 지점의 다이옥산 농도가 올들어 계속 높아지면서 국제보건기구 권고치인 50㎍/ℓ를 훨씬 웃돌자 지난 16일 새벽 3시부터 대구 두류정수장의 취수를 전면 중단했다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18일 자정부터 일단 취수를 재개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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