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귀하신 물개’
멸종위기 2급…“서식장소 활용 가능성”
독도에서 물개(사진)가 뭍으로 올라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물개는 환경부가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한 동물이며, 독도로 올라온 모습을 촬영한 것은 극히 드문일이다.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 오병훈(35)씨는 21일 오전 10시께 독도 동도 부채바위 인근에서 뭍으로 올라온 물개를 발견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오씨는 “1.5m 정도 크기의 물개가 몸에 세 군데 상처를 입고 지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며, 사람이 접근하면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사람이 없으면 올라오는 것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최근 독도 주변에서는 1975년 이후 자취를 감춘 바다사자(강치)를 목격했다는 주민들이 잇따라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판독 결과, 이번에 촬영된 것은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인 바다사자가 아닌 물개로 판명됐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시완 소장(울산대 겸임교수)은 “바다사자보다 털이 많고 머리 모양이 다른 점 등으로 미루어 물개로 보인다”며 “주민들이 목격했다는 바다사자도 물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물개가 독도로 올라왔다는 것은 앞으로 독도가 물개나 바닷사자의 서식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 관계 당국이 독도 주변에 쳐진 그물들을 수거하는 등 환경정화작업을 펼친 것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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