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서도 폐광산 주변 ‘석면경보’

22일 시민환경연구소가 경북도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북 영주시 봉평면 한 마을 주민이 석면폐질환이 관찰된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펼쳐보이고 있다. 경북도 제공

환경련 “봉현광산 입구·계곡수·민가 등서 검출”
석면폐환자 3명 확인…“전국 전면조사” 목청

충남 보령과 홍성, 충북 제천, 강원 영월에 이어 경북 영주에서도 폐광산 인근 지역에서 석면이 검출돼 석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 가운데 폐광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3명이 석면폐환자로 확인되고, 민가 마당에서까지 석면이 검출돼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밀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부설 시민환경연구소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2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주시 봉현면 봉현광산 주변 석면 피해를 조사한 결과, 주민들 가운데 봉현광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3명이 석면폐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두 70대 남성인 이들은 오래 전부터 호흡 곤란, 기침, 오랜 감기 증세 등을 호소해 왔으며, 정밀검사에서 석면폐, 흉막반,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 석면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봉현광산 갱 입구와 주변, 광산 인근의 계곡수는 물론 마을회관과 민가 마당 등에서도 트레몰라이트, 액티놀라이트 등 석면 성분이 검출됐다고 연구소 쪽은 밝혔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검사는 광산의 갱내와 주변에서 18개, 인근 민가에서 4개, 제일 가까운 마을과 학교에서 7개, 상수원보호구역 1개 등 모두 30개의 시료를 채취해 이뤄졌다. 이 가운데 30%인 9곳에서 석면이 검출됐지만 상수원 보호구역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소 쪽은 “광산에서 불과 50ｍ 떨어진 곳을 흐르는 계곡수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하천을 따라 민가와 마을에서도 석면 오염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영주시 인접 상수원에 대한 석면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상수원 석면 오염 가능성에 대비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환경연구소 최예용 부소장은 “석면광산 문제가 제기된 뒤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전국에서 일제조사를 벌이고 출입 제한 조치를 취해야 했지만 발생 3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가 안되고 있다”며 “즉각 전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오염지역에 대한 출입 제한 및 경고판 설치 △석면 오염지역에 대한 안전 조치 △석면 환경오염 정밀조사 △석면 건강피해 조사 △피해자 의료 지원 및 보상 실시 등을 관계당국에 촉구했다.

박영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