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소년창안대회’ 본선 진출작 ‘잡초의 꿈’의 한 장면. ‘잡초의 꿈’ 팀 제공.
서울청소년창안대회, 홈리스 주제 18개 작품 본선에
생활상 찍은 사진·부모가 택배상자로 변하는 소설도
생활상 찍은 사진·부모가 택배상자로 변하는 소설도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과 살던 집이 사라진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2~5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리는 서울 청소년 창안대회의 주제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주관하는 2009 서울청소년 창의서밋’의 부대 행사다. 청소년들은 이 주제를 갖고 영상, 글, 그림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조경아(세명컴퓨터고·3학년)양은 친구들과 함께 60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포토스토리 ‘잡초의 꿈’이라는 영상물을 내 본선에 올랐다. 조양의 작품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 응시한 52편의 작품 가운데 13개 작품이 본선에 올라 전시중이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조양은 “갑자기 홈리스가 된다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겠다”며 “독립 청소년들이 의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안전한 일자리를 주선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양은 “그동안에도 엄마가 매일 일을 나가기 때문에 고교 지원 등 많은 것을 혼자 결정해왔다”고 말했다.
조양과 함께 ‘잡초의 꿈’을 기획하고 직접 사진을 찍은 김준철(세명컴퓨터고·3학년)군은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잡초’와 닮았다. ‘잡초’는 어느날 갑자기 부모도 집도 없이 혼자 된 뒤 스스로 일을 찾고 공부를 한다. 또 자신보다 더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자존감이 강한 인물이다. 김군도 ‘혼자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군은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이민을 알아보러 한달 동안 뉴질랜드에 가있는 동안 ‘혼자’였다. 이 기간 동안 김군은 동생에게 집을 맡기고 학교도 가지 않은 채 밖으로 나돌았다. 김군은 “하고 싶은대로 방탕하게 살았지만 전혀 즐겁지 않았다”며 “그 경험을 통해 사람이 왜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원재 하자센터 기획부장은 “<홈리스 중학생>(씨네21북스 펴냄)이라는 책이 이번 창안대회의 모티브가 됐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부모님이 택배 상자로 변하는 내용의 소설 등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홈리스 중학생>은 일본인 개그맨 다무라 히로시의 자서전으로 어느날 갑자기 홈리스가 된 뒤 개그맨으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창안대회 출품작들은 6월5일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넷에 공개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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