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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서울 가판대 주인들 연말 ‘운명의 갈림길’

등록 2009-06-16 22:19

 왼쪽은 가로판매대 교체 전의 모습, 오른쪽은 교체 뒤의 모습. 서울시 제공
왼쪽은 가로판매대 교체 전의 모습, 오른쪽은 교체 뒤의 모습. 서울시 제공
시, 지역분산·새 운영자 검토…‘장사중단’ 위기
서울 도심의 거리에서 길이나 버스 노선을 잘 모를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가로판매대’다. 가로판매대 상인들은 “보통 하루에 300~400명의 사람들이 길이나 버스 노선을 묻는다”고 말한다.

가로판매대는 서울 도심의 대로변에서 음료수, 검, 담배, 신문 등을 파는 곳이다. 가로판매대는 1982년과 89년 대대적인 불법 노점 단속 과정에서 생겨났다. 당시 노점상들은 불법 노점을 정리하는 대신 가로판매대 운영권을 받았다. 버스 토큰이 있던 시절에는 장사가 꽤 괜찮았다. 사람들은 버스정류장 옆 가로판매대에서 토큰을 사고 신문과 담배도 샀다.

20년 전부터 종로3가에서 가로판매대를 운영해왔다는 이남주(73)씨는 “여기서 애들 학교 보내고 장가 보냈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엔 사정이 달라졌다. 가로판매대의 대표적 판매 상품이었던 토큰이 사라졌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신문을 사보는 사람도 적어졌다. 음료수, 과자 등 군것질 거리와 담배도 편의점에 상당 부분 뺏겨 버렸다.

가로판매대 운영자들은 올해 말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2007년 개정된 ‘서울특별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모든 가로판매대의 계약이 2009년 12월31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도심에 집중된 가로판매대를 분산시키고 일부가 오래 점유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새 운영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1450여개의 가로판매대 운영자들은 모두 기존 계약의 연장을 원하고 있다.

종로1가에서 가로판매대를 운영하는 김아무개(65)씨는 “2001년 4800만원을 주고 가로판매대 운영권을 샀다”며 “한달 수입이 100만원도 안 돼 아직 본전도 못 찾았는데 갑자기 쫓겨나면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말했다. 종로3가 단성사 앞에서 가로판매대를 운영하는 전기호(59)씨도 “가로판매대의 새로운 디자인에 맞게 400~500만원을 들여 냉장고, 에어컨 등을 설치했는데, 그만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가로판매대의 새로운 디자인은 서울시 대표 색인 짙은 기와색에 진열대가 안으로 들어가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276억을 들여 모든 가로판매대의 디자인을 바꿀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가로판매대의 새로운 디자인은 시민들의 보행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8월말까지 운영권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만료시킬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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