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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집터·가마터 등 옮겨 보존 ‘역사훼손’ 논란

등록 2009-06-18 22:08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하도감터 등 유구를 다른 곳으로 옮겨 전시하기로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이간수문(왼쪽), 서울성곽(오른쪽 위), 건물과 집의 유구(오른쪽 아래).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하도감터 등 유구를 다른 곳으로 옮겨 전시하기로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발굴된 이간수문(왼쪽), 서울성곽(오른쪽 위), 건물과 집의 유구(오른쪽 아래). 서울시 제공
서울시, 동대문운동장 터에 역사문화공원 조성
복합단지 건설 차질 이유 서울성곽만 원위치 복원
“시골집 뜯어 서울로 옮기면 시골집이냐” 비판 일어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을 헐어버린 자리에서 발견된 유구를 새로 조성하는 역사문화공원에 옮겨 보존·전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소성이 중요한 유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구는 옛날 건축물의 남아 있는 구조나 흔적을 말한다.

서울시는 18일 동대문운동장 터에 만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에 역사문화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서울시는 8만5024㎡의 동대문운동장 터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외에 이벤트홀, 갤러리 등 문화시설을 갖춘 공원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서울성곽과 여러 건축물의 유구가 발굴되자 애초 계획을 변경해 약 3만7398㎡의 전체 공원터 가운데 1만9597㎡를 역사문화 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역사문화공원은 크게 서울성곽과 유적 전시관, 야외 유구 전시장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265m가 남아 있는 서울성곽의 경우 원래 위치에 그대로 복원한다. 성곽 유적에는 청계천의 오간수문(다섯칸 수문)과 함께 도성 안을 흐르는 개천의 물이 나가는 이간수문(두칸 수문)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는 “성곽 유적은 태조와 세종, 숙종, 영조 등 각기 다른 시대에 지어진 부분들이 남아 있어 이를 살려 복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적 전시관에는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출토된 조선 전·후기와 일제 강점기의 유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역사문화공원을 둘러싸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하도감터나 일반 집터, 가마터 등 유구들이 대부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터로 결정된 성곽 바깥쪽에서 발굴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들 유구를 모두 성곽 안쪽의 유구 전시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유구와 유적은 원래 자리에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유구를 옮겨 전시하는 것은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황 위원장은 “동대문운동장 철거 공사 전부터 서울시는 이곳에서 유적·유구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를 알고도 디자인플라자를 미리 설계한 서울시가 과연 유구 보존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양윤식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은 “일본 오사카에 있는 엔에이치케이(NHK) 건물 지하에는 천년 전 배수로 유적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며 “시골집을 뜯어 서울로 옮기면 그건 더이상 시골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지하에도 옛 성채의 유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에 대해 서병룡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파크 사업지원팀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지하에 유구를 보존하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설계상 건물벽이 유구 가운데 들어서게 돼 있었다”며 “문화재청과 함께 검토한 결과, 유구를 흙으로 덮어 보존하는 것보다는 다른 곳으로 옮겨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김경욱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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