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사랑과 희망의 호프데이’에서 전북은행 노조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북은행 노조 제공
상생 실천하는 전북은행노조
“재계약 때만 되면 마음이 무거웠어요. 좋은 직장이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신분을 확실히 말하기 어려워 위축됐던 게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정규 직원이 돼 기쁩니다.”
전북은행 인사지원부에서 근무하는 박은혜(27)씨는 지난 1일을 잊을 수가 없다. 꿈에도 그리던 정규 직원이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날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기습 상정된 날이어서 기쁨이 더욱 컸다.
정규직 임금동결…188명 무기계약에 복지차별 없애
시험통해 5명 정규직 전환…매달 ‘가정의 날’ 행사 2005년에 입사한 그는 지난해 가을 비정규직(기간제 계약직)에서 무기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를 포함해 동료 188명이 고용을 보장받은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시험에 합격해, 무기 계약직에서 지난 1일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박씨를 포함해 5명이 신분이 변한 것이다. 행번이 달라지고 급여도 오른 박씨는 요즘 행복하다. 박씨가 비정규직을 벗어나는 데는 전북은행 노동조합이 큰 구실을 했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해인 2007년 12월 전북은행 노사는 비정규직 고용보장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정규직의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한 사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노조는 2007년과 2008년 임금 동결을 찬성했다. 2년간 350억원이 넘는 흑자를 본 상태인데도 회사의 설득을 받아들인 것이다.
노조는 고용 보장뿐만 아니라 복지 부문에서도 정규직과 차별을 없앴다. 지난 5월부터는 식비와 교통비를 7만5000원 인상해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또 대부분 은행창구에서 일하는 무기 계약직들이 시험 등을 통해서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두형진(44) 노조 위원장은 “은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는 일의 차이가 별로 없어 정규직으로 전환이 필요했다”며 “자신의 파이를 나눠야 하는 처지인데 노조원들이 동의해 줬다”고 말했다. 두 위원장은 노조 부위원장을 맡아 오다가 올해 초 위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두 위원장은 올해를 ‘가정의 원년’으로 삼았다. 신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화만사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둘쨋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했다. 노조는 골든벨대회도 운영해 가족식사권과 영화 관람권 등을 제공한다. 이달에는 콘도사용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노조는 해마다 ‘사랑의 호프데이’도 열어 수익금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1500만원을 내놓았다. 두 위원장은 “노조를 종전의 투쟁과 권위에서 벗어나 편한 친구처럼 다가서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시험통해 5명 정규직 전환…매달 ‘가정의 날’ 행사 2005년에 입사한 그는 지난해 가을 비정규직(기간제 계약직)에서 무기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를 포함해 동료 188명이 고용을 보장받은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시험에 합격해, 무기 계약직에서 지난 1일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박씨를 포함해 5명이 신분이 변한 것이다. 행번이 달라지고 급여도 오른 박씨는 요즘 행복하다. 박씨가 비정규직을 벗어나는 데는 전북은행 노동조합이 큰 구실을 했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해인 2007년 12월 전북은행 노사는 비정규직 고용보장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정규직의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한 사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노조는 2007년과 2008년 임금 동결을 찬성했다. 2년간 350억원이 넘는 흑자를 본 상태인데도 회사의 설득을 받아들인 것이다.
노조는 고용 보장뿐만 아니라 복지 부문에서도 정규직과 차별을 없앴다. 지난 5월부터는 식비와 교통비를 7만5000원 인상해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또 대부분 은행창구에서 일하는 무기 계약직들이 시험 등을 통해서 일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두형진(44) 노조 위원장은 “은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는 일의 차이가 별로 없어 정규직으로 전환이 필요했다”며 “자신의 파이를 나눠야 하는 처지인데 노조원들이 동의해 줬다”고 말했다. 두 위원장은 노조 부위원장을 맡아 오다가 올해 초 위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두 위원장은 올해를 ‘가정의 원년’으로 삼았다. 신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화만사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둘쨋주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했다. 노조는 골든벨대회도 운영해 가족식사권과 영화 관람권 등을 제공한다. 이달에는 콘도사용권을 지급할 계획이다. 노조는 해마다 ‘사랑의 호프데이’도 열어 수익금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1500만원을 내놓았다. 두 위원장은 “노조를 종전의 투쟁과 권위에서 벗어나 편한 친구처럼 다가서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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