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룡 부교육감 등 4명, 작년말 교육감 선거캠프 행사
울산시교육청 고위 간부 4명이 김상만 교육감의 당선 첫돌을 기념하기 위해 김 교육감 선거 캠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했던 사실이 경찰의 선거법 위반사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8일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2007년 12월19일 당선된 김 교육감을 도왔던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 22명이 친목모임 형식으로 만든 ‘일구회’의 주도로 지난해 12월1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ㅅ식당에서 ‘김 교육감 당선 1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선거운동원 등 70여명이 먼저 식당에 도착해 기다렸으며, 낮 12시30분께 김 교육감과 이기룡 부교육감, 황일수 교육국장, 윤경운 강북교육청 교육장, 최성식 강남교육청 교육장 등 교육청 고위 간부 4명이 도착했다. 기념행사는 축하 케이크 절단으로 시작해 일구회 회원이 선거대책본부 핵심 간부들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건배에 이어 김 교육감은 “벌써 1주년이 됐다. 옛날 선거운동이 생각난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사말을 마친 김 교육감은 함께 간 이 부교육감 등 시교육청 고위 간부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김 교육감이 인사말을 마치자 ㅎ고 전 교장 ㅂ씨가 “앞으로도 힘을 모아 달라”는 등 내년 6월2일로 예정된 교육감 선거에서도 지지를 해 달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김 교육감과 교육청 간부들은 점심을 먹은 뒤 점심시간인 오후 1시가 지나서야 시교육청에 돌아왔다.
이날 음식값은 63만원이 나왔다. 울산지검은 “50만원은 직접 내고 나머지는 갹출했다”고 진술한 김 교육감 선거대책본부장 서아무개(57)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제3자 기부행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시교육청의 한 고위간부는 “그날 교육위원회에 참석했는데 회의가 끝나자 김 교육감이 매운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며 “누가 모였는지 모르고 갔는데 결과적으로 비서실에서 귀띔을 해 주지 않아서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해명했다.
장인권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교육청 고위간부들이 수십 명이 함께하는 자리에 참석해놓고는 그런 자리인지 몰랐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국가공무원이 직무와 관련이 없는 선거캠프 행사에 참여한 것도 문제지만 점심시간을 넘긴 것은 근무지 이탈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지부장은 또 “시교육청이 지난 3월31일, 일제고사 때 휴가를 내고 체험학습을 떠난 현직 교사를, 점심시간과 수업이 빈 시간에 짬을 내 기자회견을 한 것을 근무지 이탈이라고 문제삼아 징계위원회에 넘긴 것과 비교하면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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