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분쟁건수 80% 변상요구 발뺌 일쑤
박아무개(28·경남 김해시 내외동)씨는 지난 3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겨울 점퍼를 대형 할인 세탁업소 ㄱ사에 맡겼으나 ㄱ사가 물세탁을 하지 않고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바람에 점퍼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는 ㄱ사에 변상을 요구했고 ㄱ사는 책임이 없다며 발뺌을 했다. 이에 그는 김해기독청년회 시민중계실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했으며, ㄱ사는 소비자고발센터의 중재 결정은 물론 세탁물 업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분쟁조정위의 배상 결정마저 거부했다. 김해기독청년회는 이달 초 박씨를 대신해 ㄱ사를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했다.
개인 세탁소보다 싼 값에 세탁을 해주는 대형 할인 세탁업소들이 마구 들어서면서 세탁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김해기독청년회 시민중계실 소비자고발센터는 지난해 한달 평균 10여건에 그치던 세탁물 피해 관련 고발건수가 올 들어서는 20여건으로 갑절 가량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 중재가 되지 않아 분쟁조정위로 회부되는 건수도 15건에 이르고 있다.
이같이 세탁물 분쟁이 급증한 것은 대형 할인 세탁업소들이 개인 세탁소에 견줘 30~50% 가량 세탁비가 싼 점을 내세워 마구 세탁물을 수거하고는 제대로 세탁물을 관리하거나 수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형 할인 세탁업소가 별도 수거업체를 통해 세탁물을 받고 있어, 수거업체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인수증도 써주지 않고 엉뚱한 곳에 세탁물을 배달하는 사례도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현경 김해기독청년회 시민중계실 간사는 “전체 분쟁건수의 80%가 대형 할인 세탁업소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세탁물을 맡길 때 인수증을 꼭 요구하고 값보다는 믿음이 가는 세탁소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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