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서 문예작품 공모전 시상식…410여점 중 18편 수상
“우리 조선족 사회에도 중국어가 널리 퍼져 있지만 저는 한글을 더욱 사랑할 것이며, 내 자식에게도 한글 공부를 반드시 시킬 겁니다. 우리 한글보다 아름다운 문자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28일 오전 11시 대구대에서 열린 중국동포(조선족) 한글 문예작품 공모전 시상식에서 산문 <군불>로 최우수상을 받은 김만석(20·지린성 매하구시 조선족중학교)군은 상기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군은 학교에서 우리말과 중국어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강해 한글로 된 책을 구입해 따로 공부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사정도 수시로 살폈다고 덧붙였다.
대구대는 2006년부터 중국 길림신문사와 공동으로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문예작품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동포들이 생계를 위해 중국 전역으로 진출하고, 동포 자녀들이 각지 한족학교에 흡수되거나 중국어 공부에 치중하면서 우리말을 잊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올해로 4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예년보다 100여편 늘어난 410여점의 작품이 접수돼 학생부분과 일반부문 각각 시·산문 모두 18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공모전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5월20일까지 중국동포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모자들의 거주지는 중국 장춘을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흑룡강, 연길 등 중국 내 중국동포 생활권 전체에 걸쳐 있다.
이용두 대구대 총장은 “민족애를 실천하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전승, 유지, 전파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교포문학이란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을 마친 수상자들은 부상으로 3박4일 동안의 한국문화 탐방을 실시한 뒤 31일 돌아간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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