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곽 복원
회현동 자락 353m 단계복원…오솔길도 조성
유적조사서 성곽 밑바닥·민가흔적 등 발굴돼
유적조사서 성곽 밑바닥·민가흔적 등 발굴돼
일제 강점기에 훼손된 서울성곽의 일부가 복원된다.
서울시는 29일 중구 회현동 옛 남산식물원 자리에서 소월길까지 그동안 복원되지 않았던 753m의 성곽 가운데 현재 아동광장이 있는 110m 구간을 내년 4월까지 원형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백범광장 구간(243m)은 오는 10월부터 발굴조사를 실시해 2011년 말까지 복원을 완료하고 나머지 400m 구간은 흔적을 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견된 회현자락 서울성곽은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일제가 1920년 조선신궁을 세우면서 파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시작한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남산 회현동 자락의 유적의 발굴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그 결과 서울성곽의 밑바닥 부분, 황국신민 서사지주(맹세의 탑)의 받침대, 1960년대 어린이 놀이터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황국신민 서사지주는 폭 25m, 높이 16m의 탑으로 1939년 일제가 한국인의 신민화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었다. 비석은 1946~7년에 파괴되고 현재는 23m 폭의 탑 받침대만 남아 있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는 성곽터 뿐 아니라 성곽 옆에 지어졌던 민가의 흔적도 일부 발견됐다. 박상빈 서울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장은 성곽터 현장설명 과정에서 “성곽 옆 돌이 까맣게 그을린 부분은 불을 땐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일제시대 이후 성곽에 집을 덧대 살았던 서민들의 구들 유구”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발굴된 성곽터의 동쪽 부분은 돌 사이에 진흙을 넣어 탄탄하게 다진 것이 확인됐으나 서쪽 부분은 진흙 다짐이 없어 돌 사이사이가 성기다”며 “성곽 축조 방식을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복원될 성곽구간을 따라 자연형 오솔길을 만드는 등 남산의 원래 지형을 회복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힐튼호텔 앞 소월길 및 소파길에 둘러쳐져 있는 높은 옹벽을 철거한 뒤 자연형 경사면을 만들고 입구에는 진입광장을 조성하는 등 남산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시는 설명했다. 김영걸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회현자락의 서울성곽을 복원하고 원래 지형을 되살리면 남산은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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