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탁트인 풍광 볼거리…도로안 고립 아쉬워
‘세종대왕 동상’은 오는 한글날 제막키로
‘세종대왕 동상’은 오는 한글날 제막키로
300여개의 분수 노즐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은 8월1일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조선이 한양에 도읍한 뒤 600년 동안 국가 상징거리 구실을 해온 조선시대 육조거리가 8월1일 저녁 8시 ‘광화문광장’으로 조성돼 시민 품에 돌아온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의 상징인 이순신 장군 동상 앞뒤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분수 12·23’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군함으로 133척의 적선을 격파한 명량해전과 23전23승의 불패를 상징해 붙여진 이름으로, 분수가 그리는 다양한 모양으로 이순신 장군의 승전을 기념한다.
광화문광장은 세종로 16개 차로 가운데 6개의 차로를 줄여 만들어졌다. 광화문 앞에서 세종로 네거리 사이에는 플라워 카펫, 중앙광장, 세종대왕 동상, 해치마당, 이순신 장군 동상, ‘분수 12·23’이 들어서고, 광장 양쪽으로 너비 30㎝, 수심 2㎝의 ‘역사물길’이 흐른다. 서울의 600년 역사를 물길 바닥 617개의 돌판에 기록한 ‘역사물길’은 이순신 동상 분수와 합해진 뒤 세종로 네거리 도로에 설치된 물길을 따라 청계천으로 들어간다.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설 세종대왕 동상은 10월9일 한글날에 맞춰 공개된다.
광화문 지하철역과 연결된 해치마당을 나와 경복궁 쪽을 바라보면 북악산을 향해 탁 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 광화문광장 현장설명회에서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육조거리의 모습을 재현해 서울 한복판을 살아 있는 역사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 수도의 아름다운 조망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징 천안문 광장처럼 광화문 앞 도로 전체를 광장으로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쉽다. 최준영 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은 “광장이 차로로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됐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광장이 차도 한가운데의 좁은 공간으로 한정돼 접근성이나 쾌적성이 떨어지게 됐다. 또 광장이 보행자들이 많은 정부청사, 세종문화회관, 문화부, 미국대사관, 한국통신, 교보빌딩, 현대해상 앞 거리와 분리된 점도 한계로 남았다.
광화문광장 조례도 논란 속에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28일 “정부청사, 미국대사관 등 중요 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시청 앞 서울광장보다 더 사용을 제한하는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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