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어울림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결혼이민여성 및 강사들과 함께했다. 뒷줄 오른쪽부터 안 소콜라(23·소보면 서경리), 케오 소피아, 강사 오움 포니카.
경북 군위군 어울림 다문화학교
결혼이민자 강의 들으며 다른 문화·언어 접해
지역민·학생들 편견 지우고 소통하는 법 배워 “캄보디아에서는 잘 때 머리를 서쪽으로 두면 안 돼요. 사람이 죽을 때 머리를 서쪽으로 놓기 때문이에요.” 5일 오후 경북 군위군 소보면 서경리 옛 서경초등학교 자리에 둥지를 튼 간디문화센터 강당. 지역 주민들과 결혼이민여성, 학생, 캠프에 참가한 다른 지역 학생 등 30여명이 모여 앉아 캄보디아인 강사 오움 포니카(23·계명대 교육행정학 석사과정)의 강의를 들었다. 지난달 8일부터 간디문화센터가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어울림 다문화학교의 모습이다. 이 학교는 결혼이민여성의 배우자와 지역민 등이 여성 결혼이민자의 모국 언어와 문화를 배워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배타성을 없애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11월까지 5개월 동안 수요일마다 2시간씩 20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처음 10차례는 캄보디아에 대한 강의이고 다음 10차례는 베트남으로 이어진다. 이날은 유학생 오움이 캄보디아 전통음식과 예절, 풍습 등을 강의하고, 캄보디아 출신 이 지역 결혼이민여성인 케오 소피아(26·소보면)가 한국살이를 이야기했다. 오움은 영상을 통해 캄보디아 음식과 결혼식 풍경 등을 설명하면서 재미있게 강의를 이끌어 나갔다. 강의에 나선 케오는 “말이 안 통할 때가 제일 답답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한국 사람들이 딸을 많이 사랑해 주고, 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듣는 이들의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 그는 고국에서 일하며 야간대학을 다니다 2007년 이곳으로 시집을 왔다.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권영민(12·군위초교 6)군은 “처음 외국인들을 볼 때 어색하고 우리와 다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이웃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 박신주(39·소보면 서경리)씨는 “처음 동남아 출신 결혼이민여성들을 접하며 게으르다는 등의 편견을 가졌었는데,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서 온 오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미 마을의 영유아들은 대부분 다문화가정 자녀들인 만큼 한국 사람들도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군위/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지역민·학생들 편견 지우고 소통하는 법 배워 “캄보디아에서는 잘 때 머리를 서쪽으로 두면 안 돼요. 사람이 죽을 때 머리를 서쪽으로 놓기 때문이에요.” 5일 오후 경북 군위군 소보면 서경리 옛 서경초등학교 자리에 둥지를 튼 간디문화센터 강당. 지역 주민들과 결혼이민여성, 학생, 캠프에 참가한 다른 지역 학생 등 30여명이 모여 앉아 캄보디아인 강사 오움 포니카(23·계명대 교육행정학 석사과정)의 강의를 들었다. 지난달 8일부터 간디문화센터가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어울림 다문화학교의 모습이다. 이 학교는 결혼이민여성의 배우자와 지역민 등이 여성 결혼이민자의 모국 언어와 문화를 배워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배타성을 없애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11월까지 5개월 동안 수요일마다 2시간씩 20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처음 10차례는 캄보디아에 대한 강의이고 다음 10차례는 베트남으로 이어진다. 이날은 유학생 오움이 캄보디아 전통음식과 예절, 풍습 등을 강의하고, 캄보디아 출신 이 지역 결혼이민여성인 케오 소피아(26·소보면)가 한국살이를 이야기했다. 오움은 영상을 통해 캄보디아 음식과 결혼식 풍경 등을 설명하면서 재미있게 강의를 이끌어 나갔다. 강의에 나선 케오는 “말이 안 통할 때가 제일 답답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한국 사람들이 딸을 많이 사랑해 주고, 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듣는 이들의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 그는 고국에서 일하며 야간대학을 다니다 2007년 이곳으로 시집을 왔다. 지역주민들과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권영민(12·군위초교 6)군은 “처음 외국인들을 볼 때 어색하고 우리와 다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이웃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 박신주(39·소보면 서경리)씨는 “처음 동남아 출신 결혼이민여성들을 접하며 게으르다는 등의 편견을 가졌었는데,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서 온 오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미 마을의 영유아들은 대부분 다문화가정 자녀들인 만큼 한국 사람들도 그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군위/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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