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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김제 희망남포 작은도서관의 ‘큰꿈’

등록 2009-09-13 20:41

지난 6월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전북 김제 ‘희망남포 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희망남포 작은도서관 제공
지난 6월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전북 김제 ‘희망남포 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희망남포 작은도서관 제공
장애인 오윤택씨 25년째 운영
아이들 공부방에 소극장까지
문화 목마른 농촌의 ‘사랑방’
전북 김제시 성덕면 남포리 ‘희망남포 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쉼터이자 문화공간이다. 이곳은 1급 시각장애인 오윤택(48)씨가 1984년부터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일편단심으로 꾸려왔다.

태어나면서부터 병을 앓아 시력이 나쁜 그는 1984년 5월, 예비군 중대본부 한 모퉁이를 빌려 시골 학생들을 위한 ‘남포문고’를 열었다. 2007년에는 문화관광부의 작은도서관 리모델링 대상으로 선정돼 1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름도 남포문고에서 ‘희망남포 작은도서관’으로 새롭게 바꿨다. 장소도 옮겨 규모를 149㎡(45평)로 늘렸고, 장서도 1만8000여권을 갖췄다.

이곳은 농촌 학생들에게 책을 빌려보는 도서관뿐만 아니라 공부방 구실도 하고 있다. 교육자 출신으로 귀농한 김해숙씨가 무료로 독서 지도를 해준다. 2003년부터는 이동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25인승 크기의 이동도서 전문차량에다 3000여권의 책을 싣고 매주 수·목요일 저소득층 공부방, 군부대, 아파트 등을 돌아다닌다. 애초에는 1t짜리 화물차였는데, 뜻있는 사람들의 기증을 받아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차량의 나이가 이미 13년이 넘어 교체해야 할 처지다.

특히 이곳은 지난 6월부터 800만원을 들여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디브이디(DVD) 상영을 통해 문화에 소외된 농민들에게 소극장 구실을 한다. 소문이 나서 김제시내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독립영화 <워낭소리>는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차도 마신다. 도-농 교류 차원에서 경기도 부천시 새마을금고, 서울 금천구 새마을문고, 원광대 행정전산학과 컴퓨터동아리와 자매결연도 맺었다. 서로 책도 선물받고 문화탐방도 한다. 이곳을 찾아온 김상철(38)씨는“독서만 하면 딱딱할 텐데 영화까지 상영해 주말에 가족들이 음식까지 준비해 방문한다”고 말했다.

올해 디스크 수술을 해 건강이 좋지 않은 오윤택씨는 “이 도서관을 통해 주민들끼리 서로 대화하고 화합할 수 있는 구심점이 생겼다”며 “책을 통해 이 세상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1995년 신한국인으로 선정된 오씨는 자신의 삶을 다룬 평전 <김제 남포리의 상록수 오윤택-때로는 눈먼 이가 보는 이를 위로한다>는 책을 지난해 내기도 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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