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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학교가는 놀토’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

등록 2009-10-22 22:16

전북 익산 이리동북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0일 노는 토요일에 학교 도서관에서 인형극 <커다란 무>를 관람하고 있다. 이리동북초등교 제공
전북 익산 이리동북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0일 노는 토요일에 학교 도서관에서 인형극 <커다란 무>를 관람하고 있다. 이리동북초등교 제공
‘놀토 문화체험장’ 여는 이리동북초교
4월부터 저소득층 어린이 위한 영화상영·인형극
유치원생부터 학부모까지 참여…규모확대 예정
초등학교 5학년 최아무개(11)양은 요즘 노는 토요일(놀토)이 기다려진다. 다른 때 같으면 놀토에 부모님이 없는 텅빈 집에서 언니와 함께 컴퓨터 게임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학교에서 영화도 관람하고, 인형극도 볼 수 있다. 엄마는 슈퍼에서 일하고, 아빠는 지방에서 막노동을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를 볼 때에는 마치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것 같았다.

전북 익산시 영등동 이리동북초등학교가 지난 4월부터 노는 토요일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영화와 인형극을 보여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달 둘째 주에는 인형극을, 넷째 주에는 영화를 보여준다. 이 학교 교육복지실무협의회 소속 교사 등이 놀토에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해 세운 계획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즐겁고 지루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짜는 데 머리를 맞댔다. 학교가 학습공간 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도 구실을 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들은 올해 경비로 80여만원을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

매회마다 초등학생, 유치원생,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조금 줄었으나, 발열체크를 꼭 하고 손세정제도 마련해 불안을 덜었다.

인형극은 일반인으로 구성된 극단 ‘꿈초롱’ 회원 10여명이 실비를 받고 자원봉사를 해준다. 인형극은 영화와 달리, 학생들이 보는 데만 머물지 않고 직접 참여도 할 수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학교 도서관을 활용하기 때문에 인형극을 할 때는 무대가 평면이어서 불편하다. 영화는 저학년과 고학년의 수준이 달라서 애니메이션은 함께 관람하기가 어렵다. 지금까지 인형극은 <무지개 물고기> <요술항아리> 등을 6차례, 영화는 <박물관은 살아있다> <트랜스포머> 등을 5차례 보여줬다.

아직 7개월 밖에 안됐지만 호응은 뜨겁다. 학부모 이아무개(42)씨는 “초등학교 학생 뿐만 아니라 유치원생도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어려운 형편에 우리같은 사람은 문화공연을 보는 걸 꿈도 못꾸었는데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 일부러 집안일을 미루고서 이웃이랑 함께 관람한다”고 말했다.

박영태 교장은 “놀토에 중산층 아이들은 부모와 야외 체험학습을 많이 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데 학교에서 운영하는 영화와 인형극이 유익한 것같다”며 “최근에는 중산층 학생들의 관람이 늘어 내년에는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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