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징용자에 준 고통 기억하겠습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오 현 와카나이 시에 사할린 한인 징용자들의 한을 달래는 위령비(조감도)가 세워진다.
(사)중국·러시아 이산가족회(회장 이두훈)는 일본의 시민단체인 ‘사할린 잔류 한국·조선인 지원회’가 와카나이시에 사할린에 남아 망향의 한을 달래다가 숨진 이들의 넋을 달래고 역사를 기록하는 위령비를 올 10월까지 세우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이 이산가족회에 보내온 계획서에 따르면 위령비는 사할린이 바라다 보이는 와카나이시의 한 공원에 세워지며 5월 기초공사를 시작으로 10월 8일 완공돼 준공식을 가지게 된다.
후원회는 위령비의 취지를 살려 한국에서 제작, 올 9월께 바닷길을 통해 일본으로 운반될 예정이다. 이 비는 화강석으로 제작되며 가로 10m, 세로 7.5m, 높이 9.2m 규모로 와카나이 시 조형물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비에는 사할린 한인 징용자들의 고통과 망향의 한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조형이 새겨지게 된다.
후원회로부터 비 제작을 의뢰받은 김경화 교수(공주대 미술교육학과)는 “비 제작을 위해 와카나이시는 물론, 사할린 까지 가 교포 2∼3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왔다”며 “망향의 한을 품고 돌아가신 이들의 한을 담는 것은 물론, 후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념비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사할린 잔류 한인·조선인 지원회는 이 비를 설립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모금활동을 벌여왔다. 비 건립에는 일본의 인권변호사 다카하키 겐이지 변호사를 중심으로 교수, 작가 중의원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지원회는 건립계획서에서 “태평양 전쟁 이후 사할린의 탄광과 군사시설에서 혹사당한 조선인 노동자가 귀환의 길이 막힌 채 반세기 이상이나 고초를 겪어야 했던 것은 명백한 일본의 전후 책임이다”고 주장했다.
또 “잔류 한인과 그 가족의 고난의 세월과 사별, 귀환운동, 여전히 편안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 비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미래의 우호를 위해 건립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한편, 중소이산가족회 이두훈 회장은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죽은 이들을 위해 위령비를 세운다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점점 잊혀져 가는 사할린의 한과 역사를 조국의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한편, 중소이산가족회 이두훈 회장은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죽은 이들을 위해 위령비를 세운다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점점 잊혀져 가는 사할린의 한과 역사를 조국의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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