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공개 비판
이완구 충남지사는 5일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교육과학산업도시’로 수정하려는 방침과 관련해 “대통령과 정부가 솔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인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나와 “자족기능 강화를 이유로 ‘교육과학산업도시’를 거론하는 데 기업, 교육, 과학도시 등은 이미 원안에 다 들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과 정부의 이런 입장은 행정기관을 세종시에 내려보내지 않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이 지사가 행정도시 수정론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그는 “(정부가) 자꾸 교육도시를 얘기하는데 미국 보스턴의 경우 하버드나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29개 대학이 있고, 옥스퍼드대가 소재한 영국 도시에도 대학이 38개나 있다. 지금 2~3개 정도의,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 대학을 이전한다는 게 그렇고, 기업도시도 전국에 6개나 있고 경제자유구역도 6개나 있지만 잘 안 돌아가 난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는 좀더 솔직해져야 한다”며 “내년 1월에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하는데 그때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휘말릴 가능성이 커 의견이 쉽게 수렴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시를 건설하는 것이 통일에 대비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통일을 전제로 한다면 바뀔 게 어디 한두 가지냐. 헌법이나 법률 등 사회시스템 전체가 바뀌어야 할 텐데, 통일을 가정해 놓고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대단히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손규성 기자 sks219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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