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울산 굴착기·트럭노동자 50명 “밀린 임금 11억 누가 주나요?”

등록 2009-11-11 22:32

대기업·하청업체 서로 떠넘겨
굴착기 2대를 소유하고 있는 김아무개(45)씨는 토목업체 ㅇ사와 구두계약을 맺고 7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 동안 자신이 채용한 기사와 함께 비가 오는 날을 빼고는 대기업 정유회사 ㅇ사 울산공장 안에서 기름을 운송하는 관을 땅속에 묻었다. 김씨는 “받아야 할 임금이 8000여만원인데 추석 밑에 120만원만 받았다”며 “차 할부금과 기름값 등 기본경비는 카드로 돌려막고 생활비는 주변에서 빌려 겨우 생활하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대기업 ㅇ사는 4월 원유 송유관을 땅에 묻는 공사를 발주하면서 업체 4곳을 불러 견적을 받아 배관공사 전문회사 ㅎ사와 18억9900만원에 계약했다. 토목공사 경험이 없던 ㅎ사는 다시 토목업체 ㅇ사에 5억4000만원에 하도급을 줬다. 이후 대기업 ㅇ사는 9월말까지 공정률에 따라 7차례에 걸쳐 ㅎ사에 토목공사비 4억여원을 포함해 14억6300만원(77%)을 줬다. ㅎ사는 토목공사비 4억여원 모두를 토목업체 ㅇ사에 건넸다.

계약서상으로 보면 공사를 발주한 대기업 ㅇ사와 원도급업체 ㅎ사, 하도급업체 토목업체 ㅇ사는 모두 잘못이 없다. 문제는 토목업체 ㅇ사의 부름을 받고 일한 굴착기와 덤프트럭 노동자 50여 명이 11억원의 임금을 여러 달째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 지급 의무를 다해야 할 토목업체 ㅇ사는 ㅎ사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장아무개 현장소장은 “고압선 터파기 작업을 하면서 지하에 굴 2개를 만드는 등 공사 내용이 달라지고 작업이 늘어나 공사비가 적어도 6억원 더 늘어났다”며 “ㅎ사의 지시를 받고 작업을 했으므로 ㅎ사가 발주업체 ㅇ사에 추가로 공사비를 요구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ㅎ사 이아무개 대표는 “7월에 토목업체 ㅇ사 쪽에 8000만원을 더 지급하면서 추가로 공사비 지급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았는데 또 다시 계약금액의 갑절 이상을 더 달라고 하고 있다”며 추가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대기업 ㅇ사는 “작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공사 내용이 바뀐다면 먼저 도급업체가 발주업체와 상의를 한 뒤 공사를 하는 것이 관례이나 ㅎ사가 공사 마무리 단계인 지금에 와서 한꺼번에 공사비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라고 밝혔다.

굴착기 소유자 김씨는 “건설업체들이 서로 나 몰라라 하면 하루 벌어서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