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루 조감도. 울산시 제공
영남 3대 누각, 2013년 복원
누각은 우리네 선비들의 풍류와 정신 수양의 터였다. 영남지방에는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울산 태화루가 ‘영남 3대 누각’으로 불리며 이름을 떨쳤다. 특히 태화루는 그 빼어남으로 옛 문헌에 자주 오르내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울산강에 이르러 누각을 바라보니 층층절벽 위에 우뚝 서 있어 맑고 푸른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 빼어나고 장엄함에 감탄하여 물으니 태화루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태화루는 임진왜란(1592~1598) 때 불에 타 없어지는 비운을 겪었으며, 같은 일을 당한 다른 누각들과 달리 여지껏 복원되지도 못했다.
울산 태화루가 오는 2013년께 부활한다. 울산시는 15일 “연말까지 (태화루 복원을 위한) 설계 용역이 끝나면 내년 3월 문화재 지표조사와 발굴을 거쳐 12월 착공에 들어가 2013년 12월 완공된다”고 밝혔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과 향토사학자들의 복원 움직임이 23여년 만에야 결실을 맺는 것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400억원이나 넘는 예산을 들여 복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일기도 했고, 울산시가 2005년 4월 공식 복원을 결정한 뒤에는 복원 터에 아파트를 지으려던 건설업체 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건설업체와 이 회사에 땅을 판 20여명의 지주가 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가 불허되자 국무총리실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던 것이다. 2006년 이 행정심판에서 울산시가 이기면서 복원 사업에 속도가 붙었고, 이어 공청회와 터 매입 등이 진행돼 오늘에 이르렀다.
복원될 누각의 모습은 교수와 전문가들로 이뤄진 태화루건립자문위원회의 구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자문위는 누각 규모를 220㎡로 주문했다. 정면 7칸(21.6m)과 측면 4칸(11.4m)에 대문채(118㎡)를 설치하고 누각 앞에는 태화교와 태화들을 연결하는 보행전용 산책로 개설을 건의했다. 또 휴식마당을 설치하고 태화루 마당에는 매화, 자귀, 배롱나무 등을 심고 대나무정원, 석정원, 야생초화원을 조성하는 것도 검토하길 권고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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