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 캐서린 디마티오(왼쪽 두번재) 회장과 앙드레 류(맨 오른쪽) 부회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유기농단지에 사과나무를 심고 있다.
팔당 찾아 사과나무 심은 국제유기농운동연맹 회장단
유기농대회 개최할 농토 사라질 위기…“윈윈방안 찾도록 노력”
유기농대회 개최할 농토 사라질 위기…“윈윈방안 찾도록 노력”
해질녘 강변 풍경은 평화롭고 고요했다. 하지만 툭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태풍전야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17~19일 열린 동아시아 유기농 콘퍼런스에 참석한 캐서린 디마티오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아이폼) 회장과 앙드레 류 부회장, 3명의 이사는 18일 오후 5시께 ‘농업수호’ 깃발이 펄럭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유기농지를 둘러보고, 며칠 뒤면 사라질 농토에 사과나무 세 그루를 심었다.
아이폼 회장단은 이에 앞서 오후 3시께 조안면 복지회관을 찾아 팔당지역 농민, 환경농업단체연합회(환농연) 관계자들과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팔당 유기농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디마티오 회장은 “유기농지와 농민이 없는 유기농대회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한 뒤 “김문수 지사와 팔당농민이 만나 ‘윈윈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유기농대회는 오는 2011년 팔당호 주변의 경기도 남양주시·양평군에서 열린다.
앙드레 류 부회장과 이사들은 “주민들 삶에 중대한 변화를 주는 사업이 주민 참여가 배제된 채 강행되는 게 이해가 안간다”며 “유기농과 깨끗한 물이 공존하는 모습을 유기농대회를 통해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폼 회장단의 팔당지역 방문은 일정에 없었던 일이다.
아이폼 회장단의 이런 ‘지지’에도 불구하고 주민들 사이에선 한숨과 탄식이 새어나왔다. 그만큼 주민들의 처지는 절박하다. 팔당 유기농지가 포함된 한강9공구에 대한 하천공사 시행계획이 17일 고시돼, 곧 공사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회’ 김태훈 대책위원장은 “지난 5월부터 여러 차례 김문수 지사와 대화를 요구했는데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유기농대회 때까지 공사를 연기해달라는 남양주시의 요구도 거부당한 판에 무슨 ‘윈윈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디마티오 회장은 16일 세계유기농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위원장인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대회 개최지인 팔당 유기농지가 사라질 위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마티오 회장은 이날 “유기농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김 지사의 주장에 대해 “유기농은 스펀지처럼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수질에 긍정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자료를 곧 제시하겠다”고 했다고 환농연 최동근 사무총장이 전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유기농이 수질에 긍정적이라는 연구자료를 아이폼이 제시하면, 김 지사도 농지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19일 조안면 한 교회에선 ‘4대강 공사 저지와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용진교회 김선구 목사는 “4대강 사업이 강행되면 마을공동체가 붕괴되고, 유기농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농공동체도 유지될 수 없어 전체 생명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기도회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24일에는 가톨릭 4개 교구가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미사를 열고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할 방침이다. 남양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디마티오 회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유기농단지에 사과나무를 심은 뒤 ‘우리는 세계의 유기농과 협력을 희망한다’는 내용의 표지판에 서명하고 있다.
디마티오 회장은 이날 “유기농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김 지사의 주장에 대해 “유기농은 스펀지처럼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수질에 긍정적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자료를 곧 제시하겠다”고 했다고 환농연 최동근 사무총장이 전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유기농이 수질에 긍정적이라는 연구자료를 아이폼이 제시하면, 김 지사도 농지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19일 조안면 한 교회에선 ‘4대강 공사 저지와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용진교회 김선구 목사는 “4대강 사업이 강행되면 마을공동체가 붕괴되고, 유기농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농공동체도 유지될 수 없어 전체 생명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기도회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24일에는 가톨릭 4개 교구가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미사를 열고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할 방침이다. 남양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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