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콘크리트 발라 자연파괴” 비판
서울 강남구청이 세곡동 국민임대주택 지구에서 탄천으로 이어지는 실개천인 세곡천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이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남구는 세곡천 상류인 세곡3교에서부터 탄천합류부까지 1.2㎞ 구간의 물길을 폭 8m, 수심 30㎝ 규모로 정비하고 천변에는 폭 3m 정도의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실개천 수준의 세곡천에 탄천의 물을 끌어 들이는 공사를 하고, 하루 유량을 3천t에서 1만3천t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강남구는 책로 옆 둑길에는 갈대 등 정수 식물을 심고, 인공 여울을 만든 뒤 흙이 물에 씻겨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천 바닥에 흙막이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탄천과 합쳐지는 부분에서 광평교까지 3.3㎞ 구간에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해, 양재천~탄천~세곡천을 거쳐 대모산 남쪽 등산로까지 연결되는 21㎞의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모두 112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오는 12월에 시작돼 2010년 1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세곡 종합생태공원은 ‘생태 하천’이 아닌 자연을 파괴하는 ‘인공 하천’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란 강남서초환경연합 사무국장은 “탄천은 5급수로 수질 상태가 심각하고, 이로 인해 탄천습지에서 악취가 진동한다”며 “아까운 예산을 들여 탄천 물을 끌어올리기보다 탄천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물하천국장도 “세곡 종합생태공원 사업은 하천을 콘크리트로 바르는 인공 조경 사업”이라며 “4계절별로 유량의 변화가 있어야 다양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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