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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갑자기 멈춘 택지개발…“주민들은 어쩌라고”

등록 2009-12-09 22:01

경기도내 보상지연 택지개발사업
경기도내 보상지연 택지개발사업
경기 양주시 광석지구 토지보상 석달째 중단
“이사가려던 집 계약금 떼일판” 주민들 분통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광석리 이순자(65·여)씨는 올해 겨울나기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이씨는 몇달째 보일러와 수도가 고장난 집에서 살고 있다. 이씨가 집을 고치지 않은 것은 이 지역이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돼 곧 수용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뿐 아니라, 오인식(71)씨 등 광석리 주민 수십명은 택지지구가 백지화한다는 소문이 돌고 보상금이 나오지 않아 이사가려던 집 계약금 수백만원을 떼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2004년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지난 10월 토지 보상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양주 광석지구에 대한 토지주택공사의 보상절차가 중단돼, 토지 수용에 대비해 다른 지역에 집과 토지를 마련해놓은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광석지구는 토지주택공사가 사업보류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집단시위에 나서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살던 주택과 토지에 대해 보상을 받아 대체 주택과 토지 등 비용을 감당하려 했던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광석지구대책위원회 이근상 위원장은 8일 “보상 대상 1000여가구 가운데 300여가구 주민들이 이사갈 집과 토지를 마련하느라 모두 1500억여원을 대출받아 개인별로 매달 수십만~수백만원의 금융비용을 물고 있다”며 “5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못 해왔는데, 이제 와서 사업을 보류하면 주민들은 죽으라는 이야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장을 이전하기 위해 사업계획을 미리 세워야 하는 이 지역 50여개 중소공장의 어려움은 더 심각하다. 광적면 우고리 소재 ㈜종이나라 황길환(53) 사장은 “2004년말 막 공장을 증축하려던 참에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착공을 하지 않고, 이듬해 은행 대출을 받아 인근 지역에 대체부지를 마련했다”며 “연 1억원의 금융비용도 문제이고, 연기든 취소든 결정이 빨리 나야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지금은 모든 게 불확실한 상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렇게 토지주택공사의 사정으로 보상이 지연된 사업지구는 수도권에만 9곳으로, 전체면적은 4034만2000㎡, 보상금은 9조원에 이른다. 택지개발사업이 이처럼 늦어지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토지주택공사가 내년부터 보금자리주택에 연 10조원 이상의 토지 보상비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해당 지구 기초지방정부의 장들은 보상 등 사업 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별로 개선된 것은 없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전국 100여곳의 택지지구 가운데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중단할 계획”이라며 “광석지구의 경우 사업 보류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석지구는 2012년까지 광적면 광석리 일대 116만9000㎡에 7760가구를 건설해 1만9000여명을 입주시키기 위해 지난해 10월 보상계획을 공고한 뒤 올해 8월 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친 상태다.

양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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