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파주시 “원형보존” 목청…군부대 “상생방안 모색”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민통선 안의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를 평화·생태 공간으로 만들자는 시민과 시민단체, 지방정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전략적으로 필요한 지역이어서 이를 모두 넘겨줄 수는 없다는 태도다.
사단법인 문화예술나눔 김종섭 이사장과 파주출판도시 입주기업협의회 김언호 회장, 푸른파주21실천협의회 이경형 상임대표 등은 최근 “지구촌 마지막 냉전의 현장을 원형대로 보존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방부, 행정안전부 등에 냈다.
이경형 상임대표는 “캠프 그리브스는 21세기 인류의 희망을 담은 문화유산으로 가꾸어야 할 세계적 문화재”라며 “그리브스의 원형 보존과 생태체험장 활용은 정부의 ‘비무장지대 생태·평화벨트 구상’과도 맞아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주시도 역사·생태자연 지구로 보존해야 한다며 국방부에 전체 매각을 요구해왔으며, 파주시민 13만명은 지난해 10월 캠프 그리브스 반환을 촉구하는 시의회의 결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군은 기지 터 전체를 넘겨줄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1사단 관계자는 “캠프 그리브스는 전략적 요충지로 안보상 필요한 지역이며 앞으로 군인들을 위한 병영생활관을 신축할 예정”이라면서도 “파주시가 평화·생태 지역과 관련해 공식 협의를 요청해오면 민·관·군이 상생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캠프 그리브스 안에는 부대 건물을 포함해 공연장, 수영장, 볼링장 등 20여개 시설이 마련돼 있어 휴양시설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캠프 그리브스는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서 직선거리로 2.1㎞에 위치한 25만여㎡ 크기의 기지다. 미2사단 보병대대가 주둔하다가 2004년 8월 철수했으며, 2007년 4월 한-미 행정협정(SOFA) 10차 회의에서 한국 국방부에 반환됐다.
파주/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