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콘서트 정원의 2배 발행
전북 전주 황실문화재단이 송년콘서트를 열면서 초대권을 지나치게 많이 돌려 관람객 1000여명이 공연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황실문화재단은 지난 20일 오후 6시 전북 전주시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황손 이석씨와 가수 조영남씨가 무대에 오르는 ‘황손과 함께하는 조영남 송년콘서트’를 열었다.
이 재단은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의 11번째 아들로 국내에 거주하는 유일한 황손인 이석씨를 후원하는 민간단체이다. 종전의 황손후원회가 2006년 사단법인으로 바뀌었다. 2004년 10월 전주 한옥마을 안에 승광재를 개관했고 이석씨는 이곳에서 금·토·일요일 거주하고 있다.
이 재단은 이날 황손을 아끼는 전북도민과 전국의 후원 회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공연을 무료로 마련했다.
그러나 재단 쪽은 공연장인 모악당의 관람석이 2000석인데도 초대권 4000여장을 뿌려 행사 시작 1시간여 전부터 3000여명이 몰렸다. 공연표에는 ‘브이아이피(VIP) 5만원’이라고 적혀 있어서 관람객들은 대부분 무료인 줄 모르고 공연장을 찾았다.
좌석이 부족하자 재단 쪽은 선착순으로 2000여명을 입장시키고, 나머지 1000여명은 돌아가도록 해 거센 비난과 항의를 받았다. 관람객들은 “초대를 해놓고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며 1시간이 넘게 항의했고, 공연도 20분 가량 늦어졌다.
이 재단 누리집에는 송년콘서트에 실망한 글들이 올라왔다. 조아무개씨는 “황손은 전주시민의 자존심인데, 황손의 위엄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동행한 10대 딸이 표를 교환하는 어수선한 과정을 보면서 엄청 실망해 미안했다”고 말했다.
재단 쪽은 뒤늦게 공연장안의 계단 등에 앉아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진땀을 뺐다. 재단 쪽은 “공연장 좌석을 채우고자 관람석 정원을 초과해 초대권을 발행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아왔다”며 “피해를 줘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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