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통술 특구’ 추진…9개사 협동조합 설립
특산품 공인 위해 특허청에 심사 신청하기로
특산품 공인 위해 특허청에 심사 신청하기로
‘물을 안고 있다(抱川)’는 지명에서 보듯, 경기도 포천은 예부터 물 좋기로 유명한 고장이다. 1957년 백운계곡의 화강암 지하수로 술을 빚기 시작한 이동막걸리를 비롯해, 일동막걸리, 배상면주가 등 유명 막걸리 제조업체 9곳이 포천에 터를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술의 고장’ 포천시가 술 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해 내촌면, 일동면, 이동면 등 7개 지역에 대해 ‘전통술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포천에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9개 업체가 협동조합을 설립해 막걸리의 세계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포천지역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28일 포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가칭)포천막걸리사업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었다. 조합에는 내촌주조, 배상면주가, 백운주조, 상신주가, 이동주조, 일동주조, 조술당, 포천막걸리, 포천명가 등 이 지역에서 술을 빚는 9개의 모든 업체가 참여했다. 조합 간사를 맡은 김형채 상신주가 이사는 “포천막걸리의 명예를 걸고 전통 복원과 품질 개선을 위해 연구·노력하겠다”며 “지역 농가와 쌀 계약재배를 통해 맛 좋은 술을 만들어 포천막걸리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합은 또 공동마케팅과 공동 브랜드 개발, 품질관리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포천시와 조합은 포천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내년 중에 신청할 계획이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란 제품의 명성과 품질 등이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인정된 경우 생산자 단체가 특허청의 심사를 통해 등록하게 되며, 상표권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포천 막걸리’와 ‘일동 막걸리’는 최근 일본에서 상표 등록이 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포천시는 막걸리 제조업체의 조합 설립으로 업체간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구축됨으로써 과당경쟁을 막고 막걸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응규 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포천막걸리는 전통과 명성뿐 아니라 맛과 향도 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과 전통술 특구 지정을 통해 포천의 술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천시가 지난달 의뢰받은 ‘포천 전통술 특구 지정 및 육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보면, 전통술 특구에는 2019년까지 1200여억원을 들여 지역 대학과 연계한 전통술 개발연구소·전통술학과를 열고, 전통술 관련 특화작물 재배단지, 음식타운, 문화센터도 조성한다. 시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특구 계획안을 세운 뒤 사업자 지정, 주민 공청회를 거쳐 내년 3월께 지식경제부에 특구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