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다문화가정 ‘우선권’
지원자, 입학정원 훌쩍 넘어
지원자, 입학정원 훌쩍 넘어
학부모들의 그릇된 편견으로 해마다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었던 울산 지역 국·공립 유치원의 인기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울산 강북교육청은 12일 초등학교에 딸린 병설 29곳과 별도의 건물을 따로 지어 운영하고 있는 단설 2곳 등 산하 31곳의 국·공립 유치원에서 올해 3월 입학하는 원생을 1차로 모집한 결과, 지원자가 정원을 넘긴 곳이 20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직 집계가 되지 않은 병설 43곳과 단설 2곳 등 강남교육청 산하 45곳 국·공립 유치원의 조사 결과를 더하면 적어도 30~40곳이 지원자가 정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울산의 전체 국·공립 유치원 75곳 가운데 32곳(42.6%)이 정원을 넘겼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 75곳 가운데 4곳만 정원을 넘겼던 2년 전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이다.
12일 현재 조사된 국·공립 유치원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곳은 3월 5학급(특수학급 1학급 포함) 규모의 단설로 개원하는 울주군 구영유치원이다. 135명 모집에 505명이 응시를 해 3.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 공개 모집 도중에 접수를 받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경쟁률은 휠씬 더 높다.
특히 세자녀 이상의 다자녀가정과 다문화가정에 먼저 입학하는 혜택을 주는 바람에 일반가정의 정원이 61명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일반가정의 경쟁률이 무려 7 대 1에 이르렀다. 만 4살 반은 정원이 25명이었으나 다자녀·다문화가정에서 31명이나 지원을 해 일반가정은 추첨 기회조차 없었으며, 다자녀·다문화가정끼리 추첨을 해 6명이 탈락했다.
단설 구영유치원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는 한 학부모는 “주변에 가깝게 알고 지내는 가정 가운데 추첨에서 당첨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다자녀·다문화가정에 배정되는 인원을 줄이든지 아니면 학급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교육청 유아특수팀 서현숙 팀장은 “정규 4년제 대학에서 전공한 교사들이 담임을 맡아 교육 내용이 알차지고 영리 목적의 민간유치원보다 학비가 훨씬 덜 들어 학부모들이 점차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는 추세로 돌아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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