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명 구속기소…피라미드식 23개사 ‘농간’
검찰이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해 전국에 흩어져서 조직적으로 주가 조작을 벌여 온 혐의로 4형제가 중심이 된 친인척 24명을 붙잡았다. 이들이 3년 동안 챙긴 돈은 25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전현준)는 2007년 3월부터 6월까지 ㅈ바이오 주가를 3배 이상 끌어올려 30억원을 챙기는 등 3년 동안 23개 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250억여원의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옛 증권거래법 위반)로 정아무개(45)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달아난 정씨의 셋째 형 등 3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며, 정씨의 부인과 처남, 조카 등 18명도 불구속 또는 약식 기소했다.
4형제 중 막내인 정씨는 인터넷 주식 동호회 등에서 주가 조작 방법을 익힌 뒤 2007년부터 서울·인천·수원·대전·전주·광주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형제 3명과 사촌동생, 직장 동료 등을 끌어들여 주가 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아이피(IP) 추적이나 통화내역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전화나 메신저 등을 이용해 형제나 동료들에게 지시를 하고, 이들은 다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거나 또 다른 지인에게 부탁해 주문을 내는 등 전국 각지에서 피라미드형 주가 조작을 벌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또 인터넷 주식동호회, 산악회 등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수익을 50%씩 나누기로 하고 자금을 끌어모아 주가 조작에 썼다고 검찰은 밝혔다.
전국적으로 흩어진 이들은 학원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해 왔으며, 벤틀리·벤츠·롤스로이스 등 고급 외제차를 수시로 바꿔타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했다고 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정씨가 재산을 철저하게 숨기고 있어 현재 밝혀진 액수보다 범죄 수익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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