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검증조사단 중간보고
“암반 불량·해수 침투 가능”
“암반 불량·해수 침투 가능”
경북 경주시에 건설중인 방폐장 처분동굴(사일로) 시공에 일부 위험성이 있다는 중간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방폐장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폐장 안전성 검증조사단은 최근 경주시 양북면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에서 열린 ‘방폐장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지역공동협의회’ 회의에서 그동안 진행한 조사에 대해 중간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조사단은 “현재 설계된 처분동굴이 시공될 경우 부분적으로 위험성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위험 구간 처분동굴의 규모와 형상, 위치의 변경을 검토힐 필요가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조사단은 또 방폐장 터의 적합성에 대해 “법규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암반 상태가 나쁜 것은 사실이며, 현재의 암반 상태에서는 처분동굴 시공에 무리가 있을 수 있어 철저한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하수와 관련해서도 “처분동굴 인근 지질의 투수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데 지하 매립에 대한 조사가 불충분하다”며 “바닷물의 염분이 처분동굴을 부식시키거나 방사성 핵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해수 침투 가능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터 선정 당시 사업자 쪽의 암반 상태 보고서 작성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안전성 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리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며 “백년대계인 만큼 면밀한 추가 검토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사업자 쪽으로부터 최근 시추자료를 받아 분석한 뒤 이달 안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쪽은 “해수 침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양호한 암반에서는 현재의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없으며, 암반 상태 보고서 작성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최종 결과가 나온 뒤 구체적인 견해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방폐장 처분동굴 안전성 논란은 지난해 6월 방폐장 건설 터의 암반 등급이 나빠 공기를 30개월 연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방폐장의 안전성 의혹 해소를 위해 사업자 쪽인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과 경주시의회, 지역 단체, 주민 등이 참여하는 방폐장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가 출범했다. 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지질구조, 수리지질, 지진공학, 터널공학, 원자력공학 등 5개 분야 전문가 5명으로 이뤄진 방폐장 안전성 검증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해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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