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해군 8일 시연행사
국가 위기 상황을 왕에게 전하는 구실을 했던 봉수대가 서해안의 작은 섬에서 다시 재현된다.
8일 저녁 6시30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봉수대에서 봉화시연행사가 민·관·군 체육행사의 하나로 열린다.
군산시와 해군 202방어전대는 7일 “국방 전초기지로서 상징적 의미와 가치가 있는 어청도와 함께, 충남 보령시 외연도 봉수대에서도 동시에 시연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날 어청도에서 연기가 올라 오면, 북동쪽으로 17㎞ 떨어진 다음 봉수대 외연도에서 연기를 보고 다른 곳으로 알리는 조선시대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이날 당시 복장을 갖춘 봉수군들이 대나무의 일종인 조릿대 60㎏ 가량을 태울 예정이다. 조릿대는 어청도에서 군락 형태로 자생하고 있다.
행사를 맡은 이동우 소령은 “숙종때 폐지 이후 300여년 만에 다시 봉화가 밝혀지는 것”이라며 “외진 곳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국토사랑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군산시는 어청도 봉수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해 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 봉수대는 조선시대 봉수노선 가운데 전남 순천에서 시작해 서울까지 이르는 제5봉수 노선에 위치한 연변봉수(국경선 주변의 전초기지 구실)이다.
2층 석축으로 만들어진 이 봉수대는 12세기 중반 고려 의종때 어청도 주봉인 서방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1677년(숙종 3년) 외연도 및 녹도 등과 함께 관리상의 문제로 폐지됐다.
‘늘 푸른 섬’이라는 뜻의 어청도는 군산항으로부터 72㎞ 떨어졌으며, 140가구 4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어청도는 1914년 충남에서 전북으로 편입됐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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