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중 8명이 전·현직 간부…노조 “모집과정 불투명” 의혹 제기
대구지하철공사가 오는 9월에 개통되는 지하철 2호선 역사 26곳 가운데 민간업체가 맡아 운영할 역사 12곳을 확정하고 민간 역장의 명단을 8일 발표했다.
민간업체에서 맡아 관리할 역사는 성서공단, 죽전, 강창, 내당, 반고개, 서문시장, 대구은행, 범어, 만촌, 연호, 고산, 신매 등이다. 민간 역장 12명 가운데 8명은 대구지하철 공사의 전·현직 간부 직원들이고 나머지는 일반인 2명, 서울지하철 퇴사 직원 2명 등이다.
현직 간부들 가운데는 안심기지 지원팀장 ㅂ씨(2급), 큰고개역장 ㅇ씨(3급), 제2 영업소장 ㄱ씨(2급) 등이 포함돼있으며 이들은 정년을 1∼2년쯤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노조는 성명을 내 “퇴직을 앞둔 간부직원들한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역사 민간위탁을 강행했다”고 비난한 뒤 “민간 역장을 모집하는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하철공사는 “역사 관리 경험이 있는 사람을 공개모집했기 때문에 전·현직 간부들이 포함된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민간 역사에는 역장을 포함해 10명이 근무한다. 역장은 직원 9명을 채용해 승차권 판매, 역사 관리 등의 일을 한다. 이들은 6월말까지 교육을 받고 2호선 영업시운전을 시작하는 7월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민간 역장들은 지하철 승차권을 판 돈은 모두 공사로 보낸다. 한달 2300만원의 위탁 수수료를 받아 직원 9명의 인건비와 4대 보험료, 사무용품, 피복비, 전화요금 등에 사용하고 남는 돈을 역장의 수입으로 잡는다. 전기와 수도요금 등은 지하철공사에서 부담한다.
지하철노조는 “인천과 광주의 민간 역사를 조사해본 결과, 직원들의 한달 임금을 80만원∼100만원 정도밖에 주지 못해 이직률이 매우 심하고 전동차의 안전 운행에도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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