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일하던 30대 초보선원 2명이 돈이 없어 여객선을 타지 못하자 스티로폼을 타고 섬 탈출을 강행했다 4시간여 동안 표류한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9일 새벽 3시 30분께 충남 보령시 오천면 호도 북쪽 1마일 바다에서 스티로폼을 타고 표류하던 최아무개(31·강원도)씨 등 2명이 불법어업 감시에 나섰던 해양수산부 소속 무궁화 13호에 발견돼 구조됐다.
최씨 등은 지난 3월 호도의 5t급 어선에 4개월 근무를 조건으로 선원으로 취직했으나 뱃 일을 잘 몰라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그만 두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에 가기 위해 여객선을 타려면 옆 섬인 녹도로 가야하는데 임금을 제대로 못 받아 돈이 없고 또 호도에서 생활하며 진 외상값을 갚지 못해 가게 주인의 방해를 받자 한밤 중에 가로, 세로 2m 크기의 스티로폼을 타고 녹도행 탈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궁화 13호 송종필 선장은 “레이더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나 다가갔더니 최씨 등 2명이 추위에 떨고 있어 구조해 해경에 인계했다”며 “호도에서 녹도는 불과 0.7마일로 가깝지만 이들이 한 밤에는 조류 흐름이 먼 바다 쪽으로 바뀌는 것을 몰라 표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낮 태안해경 순시선을 타고 대천항에 내려 집으로 돌아갔다.
보령/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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