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립 신덕어린이집의 학부모들이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삼성래미안 아파트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곳 구립 어린이집은 지난해 12월 재개발로 어린이집이 헐린 뒤 구청에서 임시로 마련한 2곳 중 하나이다.
신공덕동 구립 어린이집 철거
충분한 대체시설 안만들고 강행
‘무대책’ 마포구청에 비판 봇물
충분한 대체시설 안만들고 강행
‘무대책’ 마포구청에 비판 봇물
“5월까지 복직하지 않으면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아요.”
지난 10일 마포구 신공덕동 임시 어린이집에서 만난 김은진(35)씨가 셋째 아이를 품에 안고 하소연했다. 김씨의 셋째 아이가 3월부터 들어가기로 했던 어린이집은 재개발로 인해 지난해 12월 철거됐다. 셋째를 낳은 뒤 2년째 휴직중인 김씨는 “휴직 기간이 최대 2년이라 두 달 안에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며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아이 낳을 환경을 먼저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같은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맡기던 강미경(40)씨도 어린이집이 철거된 뒤 아예 직장을 그만뒀다. 강씨는 “마포구청에서 마련한 임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불안해 직장을 계속 다닐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재개발 삽질에 갈곳 잃은 아이들]
재개발로 어린이집이 헐리면서 아이들이 갈 곳을 잃었다. 주택재개발 사업 구역인 마포구 신공덕동 제6구역에 있던 구립 신덕어린이집은 재개발로 원생이 지난해 9월 110명에서 현재 37명으로 줄었다. 대체 보육시설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어린이집을 철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관리·감독 기관인 마포구청이 대체 보육시설로 신공덕동 삼성래미안 아파트(142㎡) 두 채를 계약했지만 두 곳을 합친 수용인원이 60명에 불과해 상당수의 아이들이 이 어린이집을 떠나야 했다.
게다가 계약한 아파트 두 채 가운데 한곳은 소음 등을 우려한 아파트 주민들이 어린이집 설치에 반대해 두달 넘게 아이들이 들어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신덕어린이집은 부근의 신덕교회 4층을 빌려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3월초 나머지 한 아파트에도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으나, 현재도 반대하는 주민들이 찾아올까 두려워 교사 2명 외에 아이들의 부모 2명이 함께 어린이집에 상주하고 있다. 남금희 신덕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을 두차례 옮기는 과정에서 그만두는 아이들이 늘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마포구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미경씨는 “다니던 아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체 어린이집을 마련한 뒤에 어린이집을 철거했어야 한다”며 “무턱대고 철거한 뒤 대체 시설이 부족하자 나이가 많은 아이들부터 어린이집을 나가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시설에 4살배기 딸을 맡기고 있는 김진(40)씨도 “구청 쪽이 부근의 공덕어린이집을 이용하라고 했지만 거리가 멀고 길이 가파른데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 가정복지과 보육지원팀 김용복 주임은 “어린이집 철거와 대체 시설 마련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며 “현재 대체 시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부모들은 마포구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미경씨는 “다니던 아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체 어린이집을 마련한 뒤에 어린이집을 철거했어야 한다”며 “무턱대고 철거한 뒤 대체 시설이 부족하자 나이가 많은 아이들부터 어린이집을 나가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 시설에 4살배기 딸을 맡기고 있는 김진(40)씨도 “구청 쪽이 부근의 공덕어린이집을 이용하라고 했지만 거리가 멀고 길이 가파른데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 가정복지과 보육지원팀 김용복 주임은 “어린이집 철거와 대체 시설 마련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며 “현재 대체 시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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