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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교육청 탁상행정에 ‘180명 전학사태’

등록 2010-03-16 22:50

감삼중 내년 폐교 결정하고도 신입생 받아
학생 모자라자 1·2학년 ‘학기중 전학’ 결정
“세상이 이런 법이 있습니까. 새 학기 시작 한달 만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면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대구시교육청이 탁상행정을 펴는 바람에 대구 달서구 당산로 감삼중 학생 180여명이 무더기로 전학을 가야 할 형편에 놓였다.

시교육청이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을 펴게 된 사정은 이렇다. 시교육청은 갈수록 이 학교 학생들이 줄어들자 지난해 연말 학교를 폐교하기로 결정을 해놓고 지난달 신입생 배정을 받았다. 하지만 폐교 소문이 나돌면서 신입생이 2학급 76명에 그치자 학부모들이 “학생이 적어 어떻게 수업이 되겠느냐”며 다른 학교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여 시교육청은 애초 내년 2월28일자로 폐교를 한 뒤 남은 1, 2학년생들을 전학시키려던 계획을 바꿔 이달 말 3학년은 놔두고 1, 2학년생만 전학시키기로 했다.

공립인 이 학교는 3학년이 현재 5개 학급 167명, 2학년은 4개 학급 104명, 신입생은 2개 학급에 76명이다. 대구시내의 중학교가 학생들이 줄어들어 폐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학교는 1985년에 문을 열어 25년 동안 938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 배판범 교장은 “학교가 문을 닫아도 학생들은 상서중, 원화중, 경암중 등 가까운 곳에 학교가 많아 통학에 큰 불편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기 중에 전학을 해야 하는 문제는 시교육청의 결정이라 그대로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가 들어선 달서구 성당동과 감삼동 지역에서 젊은 층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 앞으로도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폐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김무완 학교운영지원과장은 “폐교 계획을 결정한 뒤 신입생을 모집했으며, 신입생 수가 2학급에 그칠 줄은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정만진 교육위원은 “학교 건물과 땅의 활용 계획도 세우지 않은 채 폐교 결정을 내린 이유와 중학생 180명이 아무 이유 없이 학기 중에 무더기로 전학을 가야 하는 경위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22일 열리는 대구시 교육위원회 임시회의에 폐교안을 상정해 통과되면, 다시 대구시의회에서 조례를 개정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달 말 폐교를 전제로 학생들을 강제 전학시킨 뒤 시의회에는 5월 이후 폐교 조례안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의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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