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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도시형 타운하우스’ 아파트숲에 숨통을

등록 2010-03-31 23:36

 한국 도시들의 공동체와 풍경을 무너뜨리는 단지형 고층 아파트의 대안으로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타운하우스가 일반적 주택 형태인 런던의 도시형 타운하우스. 김규원 기자
한국 도시들의 공동체와 풍경을 무너뜨리는 단지형 고층 아파트의 대안으로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타운하우스가 일반적 주택 형태인 런던의 도시형 타운하우스. 김규원 기자
중저층 공동주택 짓고 단지 안쪽에 중앙정원
재건축 모델 주목…건축기준완화 등 인센티브
남의 천장이 나의 마루고, 나의 마루가 남의 천장이 되는 아파트는 현대적 주거형태의 대명사다. 거실 위에 거실을, 화장실 위에 화장실을 둠으로써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주차장은 있어도 마당은 없고, 차도는 있어도 고샅길은 없다.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계급이 나뉘고 관계가 형성된다. 오로지 넓고 높아지느라 촘촘히 세워진 탓에 건너편 동 주민의 숨은 시선을 늘 신경써야 한다.

서울은 아파트 천국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1970년 서울시 전체 주택의 4.1%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2008년 말 기준으로 56.4%에 이를 만큼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다. 아파트 공급량도 2003년 이후 해마다 전체 주택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이 사라진 곳에 대부분 아파트만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가 숨막힐 듯 들어선 도심에 숨통을 틔울 수는 없을까. 아파트 일변도의 주택 재건축 모델에서 ‘도시형 타운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 널리 보급된 공동주택 모형이다. 단독주택 지역 등을 재개발할 때 ‘ㅁ’자나 ‘ㄷ’자 모양으로 중저층 공동주택을 짓고, 단지 안쪽에 중앙정원이나 부대시설을 조성한다. 주택 1~2층에는 마을 공동시설, 편의시설, 상업시설 등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주민공동체가 형성되도록 돕는다.

이는 도심 외곽에 지어지는 값비싼 전원주택형 타운하우스와 개념이 다르다. 도시형은 노후 단독주택이 들어선 도심에 개발된다. 주택은 주로 5~7층 규모의 중저층이 들어선다. 도로나 블록 등 도시 구조를 유지한 채 개발구역을 정비한다는 면에서 한 지역을 깡그리 부수고 새로운 도시 구조를 세우는 뉴타운이나 도시 재개발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가 이런 도시형 타운하우스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타운하우스로 재건축하는 주택재건축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를 개정해 이달 초 공포했다고 31일 밝혔다.

개정된 조례를 보면, 단독주택 지역을 도시형 타운하우스로 재건축하면 전체 건립가구 수의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 건립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면제된다. 이에 따라 60㎡ 이하 소형주택 없이 85㎡ 이하 주택을 전체 가구 수의 60%까지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재건축 사업구역 지정에 필요한 필요한 주택 노후도 조건을 67%에서 60%로 낮추고, 면적 조건도 1만㎡에서 5000㎡로 완화하기로 했다. 기반시설 건립을 지원하고 계획용적률을 10%포인트 높여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윤호중 서울시 재건축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고층아파트를 지으면 부동산 가치가 높아진다는 인식 때문에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주민공동체가 살아 숨쉬는 모델을 만들어 놓으면 주민 인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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