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죽이고 그을음병 유발…알집 소각처리 등 시급
외래곤충 꽃매미가 경북도에 급속도로 퍼져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는 꽃매미로 농작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돼 이달 말까지를 꽃매미 알집 제거 중점기간으로 정해 방제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꽃매미는 포도나무와 버드나무, 가죽나무 등의 수액을 빨아 먹어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많은 양의 분비물 배설로 그을음병을 유발해 과실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해충이다. 포도나무 줄기뿐 아니라 서식지 주변의 나무, 시멘트 지주대, 쇠파이프, 인근 야산, 하천 등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알을 낳아 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원래 북위 32도 이남의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 주로 서식했는데 기후 변화로 중국 북부를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충남 연기에서 피해가 처음 보고됐으며, 경북도에서는 2008년 영천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 꽃매미 발생 면적은 지난해 430㏊에서 지난달 말 현재 4629㏊로 10배가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포도농사가 많은 영천은 2008년 3㏊에서 지난해 311㏊, 올해 2325㏊로 급증했고, 경산도 지난해 80㏊에서 최근 1647㏊로 급증했다. 상주도 지난해 10㏊에서 올해 283㏊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꽃매미는 한 마리가 400∼500개의 알을 낳는데 부화된 뒤에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알집 상태에서는 약품도 듣지 않아 방제가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꽃 매미 알이 부화하는 4월 말까지 알집을 소각 처리하고, 성충이 되는 6월 중순 전까지는 적용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다.
경북도 친환경농업과 이종한 과수화훼담당은 “알집 형태로 제거할 수 있는 지금 시기가 방제 효과가 높다”며 “개별농가가 직접 알집을 수거해 땅속에 묻거나 소각하고 인근 야산의 가죽나무나 머루나무까지 제거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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