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지에서 어린이들이 농사 체험을 하고 있다. 팔당농민과 생협, 환경단체 회원들은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고 유기농업을 지키기 위해 팔당명랑텃밭을 열고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
팔당 농민들, 일반에 무료 분양
“소중한 땅과 자연 체험할 기회”
“소중한 땅과 자연 체험할 기회”
“북한강변을 걸으며, 텃밭농사도 짓고.”
정부의 4대강 사업구간에 포함돼 수십 년 동안 일궈온 유기농지에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경기 팔당농민들이 생협·환경단체 회원들과 함께 ‘팔당명랑텃밭’을 운영한다. 팔당생명살림 생협 조향미 이사는 1일 “4대강 사업의 부당함을 알리고 유기농지도 지키기 위해 고민 끝에 텃밭을 열게 됐다”며 “아름다운 북한강변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보면 체육공원이나 자전거도로보다 흙과 자연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당명랑텃밭은 올해부터 영농행위가 금지된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와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1300㎡ 규모로 시작해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텃밭농사는 팔당 유기농지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가족, 단체당 9.9~16.5㎡씩 분양될 예정이다. 경작자들은 상추, 쑥갓, 열무, 토마토, 케일 등을 공동으로 경작하며, 공동으로 수확하게 된다.
텃밭 분양을 신청한 하남시민 김혜숙(43)씨는 “지난 3년 동안 팔당에서 싱싱한 유기농산물을 공급받아 먹었는데 농지를 없앤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초등생인 아이들과 함께 땅과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농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두물머리 농민 서규섭씨는 “옥수수와 콩을 먼저 심고 3주쯤 지난 뒤 호박을 심으면, 옥수수를 타고 콩이 자라고 맨 아래서 호박이 자라는 입체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며 “키가 다른 식물들을 함께 심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창의적인 재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중리 텃밭은 중앙선 운길산역 인근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통해 언제든지 편리하게 오갈 수 있으며, 천주교 사제들이 80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두물머리 강변에서는 미나리 농사도 지을 수 있다. 텃밭의 분양값은 무료이며, 모종과 농기구 등 비용으로 가족당 1만5000원, 단체는 2만5000원을 내면 된다. 오는 10일 진중리 팔당생명살림에서 개장식을 열 예정이며, 참가를 희망하는 가족이나 단체는 팔당명랑텃밭 운영위원회(011-9490-9603)로 신청하면 된다.
남양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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