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승인만 남아
영남대가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학 재단 이사회(이사장 우의형 전 서울행정법원장) 쪽은 22일 교수와 직원들이 직선으로 뽑아온 총장을 앞으로는 재단에서 선임하도록 재단 정관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현재 이효수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 2월부터 총장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3명 가운데 1명을 재단 이사회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대학 쪽은 “이사회의 결정사항을 이른 시간 안에 교육과학기술부에 보내 승인을 받겠다”며 “승인이 나면 바로 시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총장과 함께 선거로 뽑아온 의료원장도 앞으로 선거를 하지 않고 추천을 받아 재단에서 임명하며, 총장이 임명해오던 단과대학 학장 임명권도 재단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여년 동안 관선이사 체제를 유지해 온 이 대학은 지난해 7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추천한 이사 4명, 영남대 총장, 영남이공대 총장, 동창회 수석부회장 등 당연직 3명을 더해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 이사장은 박 전 대표가 추천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교수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들은 “총장 직선제 폐지는 대학 민주화의 퇴보”라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교수들은 “박 전 대표가 이사 과반수를 추천하는 방법으로 재단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총장 직선제 폐지”라며 “결코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재단 이사회 쪽은 “교수사회에서 갈등과 반목을 빚어온 부작용 때문에 총장 선거를 폐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4년제 사립대학 가운데 현재 계명대는 재단에서 총장을 선임하고, 대구대는 교직원들이 선거로 총장을 뽑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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